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1100억에 디스커버리 인수한 F&F, 주가 가를 시험대는 중국

1100억원에 글로벌 상표권 인수...라이선스 위험 덜고 중국 소비 시험대로

리지

F&F2분

Illustration by Gemini

기후 변화로 가을이 짧아져 매장마다 경량 패딩 출시를 보름 앞당겼다. 백화점 진열대 중심에 미국 프로야구 상표를 활용하는 MLB 모자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패딩을 생산·판매하는 F&F가 있다. 2021년 5월 분할 신설된 F&F는 라이선스 브랜드로 한 해 수천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14년간 로열티를 내고 운영해 온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글로벌 상표권을 지난 8월 13일 8,000만 달러(약 1,132억원)에 인수했다.

계약 체결과 함께 거래는 마무리됐다. 미국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에 전액 현금을 지급하고 한국, 중국, 동남아 등 11개국 의류·신발 상표권과 지식재산권을 넘겨받았다. 김창수 회장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미래에도 인간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은 매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2012년 라이선스 사업을 시작한 지 14년 만에 브랜드 소유권을 확보했다.

인수 대금 1,132억원은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당했고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현금은 4,707억원이다. 1분기 장부가 320억원 투자부동산을 1,312억원에 팔아 1,000억원 안팎 처분 이익을 거뒀다. 이 재원으로 단기차입금 1,863억원 중 1,545억원(82.9%)을 갚아 부채비율을 26.7%로 낮추고도 상표권 대금을 일시에 치렀다. 패션 사업 호조에 부동산 매각익 1,068억원이 반영되면서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2,70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은 상표권 인수보다 지역별 매출 구성에 주목한다. F&F는 국내 패션 기업이지만 실적 중심축은 해외에 있다. 상반기 매출 9,605억원 가운데 해외 비중이 56.5%로 과반을 차지했고 그중 중국 매출만 4,807억원으로 국내 매출 4,180억원을 넘어섰다. 2019년 중국에 진출한 MLB가 안착하며 2022년과 2023년 연속 4,000억원대 순이익을 냈다. F&F의 성장 동력은 이미 중국 시장에 자리 잡았다.

주가는 이 실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했다. 2021년 12월 19만 9,6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2024년 8월 4만 7,150원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고점 대비 65% 하락한 6만 9,200원에 머물러 있다. 최근 12개월 주당순이익 10,404원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은 6.6배다. 5년 동안 적자 없이 매년 평균 3,700억원의 순이익을 낸 F&F를 시장은 여전히 낮게 평가하고 있다.

F&F 주가에는 두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계약 만료에 따른 상표권 회수 위험과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의류 소비 위축 우려다. 상표권을 인수하며 라이선스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시장은 중국 소비 둔화 우려를 추가로 반영하고 있다. 시가총액 2조 6,508억원에는 중국 시장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가 깔려 있고, 이 평가의 적정성은 3분기 중국 매장의 실적 지표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

이 글이 어땠나요?

눌러 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소중한 참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