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농촌 중개혼에서 수도권 청년의 첫 결혼으로...국제결혼 둘 중 하나는 수도권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남편 71%가 초혼...일본인 아내 4년 새 2배 늘어 1,483건

한국인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올린 혼인 10건 중 7건은 초혼이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혼인 통계에서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남편 1만 5,610명 중 초혼은 1만 1,148명(71.4%)에 달했다. 국제결혼을 농어촌의 고령 남성이 중개업체를 통해 맺는 재혼으로 바라보던 통념과 전혀 다른 결과다. 2021년 6,059명에 머물렀던 초혼 남성의 외국인 혼인은 4년 만에 84% 늘었다.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도 가파르게 반등했다. 2021년 1만 3,102건까지 떨어졌던 외국인과의 혼인은 지난해 2만 701건으로 늘어나 전체 혼인의 8.6%를 차지했다.
주목할 대목은 혼인신고가 접수된 지역이다. 외국인과의 혼인 2만 701건 중 서울 4,047건, 경기 6,077건, 인천 1,355건을 합친 수도권 혼인이 1만 1,479건으로 전체의 55.5%를 기록했다. 서울 한 곳에서 이뤄진 외국인 혼인만 해도 부산·대구·경북·경남 등 영남권 전체를 합친 3,674건을 크게 웃돈다.
배우자의 국적에서도 뚜렷한 세대교체가 나타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일본인 아내의 증가세다.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의 혼인은 2021년 723건에서 지난해 1,483건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특히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한국인 남편 중 초혼은 1,404명(94.7%)에 달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초혼이다. 여행과 유학, 직장 교류로 일상에서 관계를 맺고 가정을 꾸리는 청년층의 자연스러운 결합이 통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반면 과거 국제결혼의 다수를 차지했던 중국과 베트남의 비중은 줄었다. 2015년 4,545건에 달했던 중국인 여성과의 혼인은 지난해 2,510건으로 44.8% 줄었고 남편의 초혼 비중도 54.4%에 머물렀다. 2019년 6,712건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베트남 여성과의 혼인 역시 지난해 4,762건으로 29.1% 감소했다.
그 자리를 일본과 함께 라오스가 채웠다. 2021년 48건에 불과했던 라오스 여성과의 혼인은 지난해 462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었고 초혼 비중도 73.4%를 나타냈다.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의 혼인 5,091건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미국 국적 남편과의 혼인이 1,4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초혼 비중은 90.7%에 달했다. 이어 중국 843건, 베트남 754건, 캐나다 322건 순이었다.
특히 베트남 국적 남편과 결혼한 한국인 아내의 경우 전체 754건 중 704건(93.4%)이 재혼이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해 귀화한 이주 여성이 이혼 뒤 본국 남성과 재혼하는 제도적 요인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국제결혼은 인구 감소 지역의 성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살림을 차리고 일터와 학교에서 만난 상대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도시 청년의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경을 넘는 이동이 일상화되고 문화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청년층의 자발적 국제결혼이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혼인을 결심하는 기준이 상대의 국적보다 정서적 공감으로 옮겨갔다.
제도와 정책이 20년 전 농촌 다문화 정책에 머물러 있는 사이 당사자들의 현실은 크게 앞서가고 있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24만 326건으로 늘었지만 10년 전인 2015년(30만 2,828건)에 비하면 6만 2,502건 적다.
내국인 간 혼인이 줄어든 빈자리를 수도권 청년들의 결합이 메우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 12쌍 중 한 쌍은 배우자가 외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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