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사명에 로봇 달고 100억 수혈...엠엑스로보틱스 묶인 공사비 497억
엠엑스로보틱스, SK 매각 후 사명 변경...원가율 94%에 차입금 285억
공장과 물류센터에는 물건을 나르고 쌓는 자동화 선반과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엠엑스로보틱스(옛 에스엠코어)는 1972년 물류 설비 업체 신흥기계로 설립된 뒤 50년 넘게 충북 충주 공장에서 자동화 창고와 스택커 크레인, 컨베이어를 설계하고 제작해 왔다.
SK는 2017년 지분 26.6%를 인수했다. 대기업 계열사로서 반도체와 배터리 공장의 자동화 설비를 전담할 것이라는 기대에 2019년 주가는 1만 3,100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도 전통 제조업체들이 사명에 로봇을 넣으며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름이 회계상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SK 체제 8년 동안 매출은 1,000억원에서 1,600억원 사이에 머물렀고 회사는 최근 9년 가운데 6개 해에서 적자를 냈다. 회사는 해외로 눈을 돌려 인도 타이어 공장과 정유사 설비를 수주했으나 2024년 90.1%이던 매출원가율은 올해 상반기 94.2%까지 올랐다. 상반기 매출 545억원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31억원에 그쳤고 판매관리비 58억원이 나가면서 26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SK는 지난해 9월 지분 21.11%를 사모펀드 운용사가 지배하는 엠투아이에 주당 5,580원에 넘겼다.
해외 수주는 꾸준히 이어졌다. 회사는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와 페트로넷 LNG 등에서 일감을 확보해 상반기 말 수주 잔액을 1,828억원까지 채웠지만 공사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했다. 상반기 말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을 뜻하는 계약자산은 인도 릴라이언스 프로젝트 184억원을 포함해 497억원으로 유동자산 865억원의 57%에 달했고 2024년 말 0원이던 차입금은 285억원으로 늘어났다.
새 대주주는 지난 3월 사명을 에스엠코어에서 엠엑스로보틱스로 바꾸며 반도체 웨이퍼 이송장치(OHT)와 자율이동로봇(AMR) 개발 계획을 시장에 제시했다. 지난 8월에는 주당 3,040원에 신주 328만 9,473주를 발행해 모회사 엠엑스온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마쳤다. 차입금 부담을 덜고 모회사 지분율을 32.2%로 높인 이번 출자에 대해 엠엑스온 측은 "반도체 물류로봇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는 사명에 들어간 로봇과 100억원 유상증자를 감안해 3,500원 안팎에 형성됐고 10월 6일 기준 시가총액은 82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개발 중인 로봇 설비가 매출로 이어지기 전까지 회사가 직면한 현실은 충주 공장의 장부에 있다. 인도와 국내 공장에 납품한 설비에 묶인 497억원 공사대금을 회수하고, 94%를 넘는 원가율을 낮춰 285억원 차입금을 갚지 못하는 한 새로 바꾼 사명만으로는 주가를 지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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