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원숭이 시험으로 매출 늘렸지만...바이오톡스텍 앞에 놓인 800억원 부채
상반기 영장류 매출 102억원 달성...금융부채 809억원, 반기 이자만 29억원

충북 청주 오창과 오송에 실험실을 둔 바이오톡스텍은 비임상 시험수탁기관(CRO)이다.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의 신약 후보물질을 동물에게 투여해 독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쥐와 토끼, 영장류에 약물을 투여하고 발암성과 장기 손상을 확인해 시험성적서를 낸다.
강종구 대표는 신약 후보물질의 동물 독성시험을 대신 수행하기 위해 2000년 법인을 세웠다. 바이오톡스텍은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안전성 평가를 대행하는 시험기관이다.
지난 3년 사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는 35% 늘었다. 하지만 국내 실험동물 사용량은 5% 줄었다. 일감이 줄어든 바이오톡스텍은 4년째 영업적자를 냈다. 주가는 2020년 11월 2만2,350원에서 2,285원으로 90% 내렸다.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간 영향이다. 국내 신약 개발사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해외 기술수출을 노렸다. 비임상 시험을 랩코프나 찰스리버 같은 글로벌 대형 시험기관에 맡기기 시작했다.
오창에서 설치류와 토끼를 다루는 바이오톡스텍 기존 사업의 실험실 가동률은 떨어졌고, 수주 경쟁은 치열해졌다. 바이오톡스텍은 보고서에서 "비임상시험 모든 과정은 법으로 규정된 엄격한 허가제도 아래서 관리 운영된다"며 진입장벽을 들었다. 하지만 해외 규제망을 갖춘 다국적 기업의 수주를 빼앗아오지는 못했다.
바이오톡스텍은 영장류 시험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원숭이 시험은 항체와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이고, 시험 단가도 쥐보다 비싸다. 바이오톡스텍은 2021년 자회사 키프라임리서치를 세웠다. 이듬해 오송에 1,700마리를 수용하는 영장류 연구센터를 준공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에서 245만달러 규모의 시험을 따내는 등 해외 수주가 늘었다. 상반기 영장류 매출은 102억원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키프라임리서치는 2분기 4억원의 영업흑자를 내며 코스닥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영장류 시설에 들어간 자금은 부채로 남았다. 키프라임리서치는 오송 센터를 짓기 위해 네 차례에 걸쳐 전환사채 275억원을 발행했다. 바이오톡스텍도 정해진 가격에 새 주식을 살 권리가 붙은 신주인수권부사채 120억원과 은행 차입금을 보탰다.
6월 말 기준 바이오톡스텍 연결 장부에 적힌 단기 차입금은 269억원이다. 장기 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는 14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합친 금융부채만 809억원에 이른다.
빚이 늘면서 영업손익과 순손익의 격차는 벌어졌다. 상반기 매출은 263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손실은 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적자 폭을 줄였다. 반면 당기순손실은 96억원으로 불어났다. 상반기에만 나간 이자비용이 29억원이었고, 사채와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58억원 반영된 탓이다.
2025년 말 기준 자산 1,316억원 가운데 부채는 997억원(75.8%)으로 부채비율은 313%에 이른다. 유동자산 486억원보다 부채가 많아 순유동자산은 마이너스 511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365억원은 바이오톡스텍이 진 금융부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장류 시험 수주가 늘어 기존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더라도 800억원이 넘는 차입금과 사채 이자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빚을 갚기 전에 자본이 먼저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이 주가 2,285원에 반영돼 있다. 2022년 444억원이던 자본은 3년 반 만에 319억원으로 125억원 감소했다.
바이오톡스텍은 7월 신주인수권부사채 74억원을 상환했다. 키프라임리서치는 기업공개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영장류 시험의 해외 수주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700억원이 넘게 남은 차입금과 사채의 만기는 더 가깝게 다가와 있다.
이 글이 어땠나요?
눌러 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소중한 참고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