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당진 수소 우선협상대상자 된 에어레인, 200억 사채의 조기상환 부담

공장 매각이 키운 상반기 순이익...10월 13일 주가는 전환·행사가격의 약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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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레인4분

Illustration by Gemini

기체분리막 전문기업 에어레인이 한국가스기술공사의 당진 청정수소 패키지 제작·설치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에어레인이 입찰에서 제시한 금액인 투찰액은 부가세를 제외하면 98억원으로 2025년 별도 매출액 281억원의 약 35%다. 이 금액은 에어레인이 입찰 때 제시한 금액으로, 본계약 체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협상에 따라 계약 체결 여부와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에어레인은 올해 상반기 실제 매출의 81%를 질소 발생 모듈에서 올렸다.

에어레인은 반기보고서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체분리막을 자체 개발·생산한다고 설명했다. 기체분리막 기술은 속이 빈 실 모양의 중공사 수만 가닥을 묶어 기체별 투과 속도 차이로 특정 기체를 분리하는 기술이다. 하성용 에어레인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진입장벽이 높다”며 원하는 유량과 순도, 회수율을 동시에 맞추려면 소재 합성과 제조공정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어레인이 희소한 기술을 보유했다고 해서 안정적인 재무 실적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핵심 매출원인 질소 발생 모듈은 공기에서 질소를 분리하는 부품이다. 석탄 채굴 현장이나 가스 설비에서는 이 질소를 작업 공간에 공급해 화재·폭발 위험을 줄인다. 2026년 상반기 별도 매출 140억원 가운데 질소 발생 모듈 매출은 113억원이었다. 중국향 질소 제품 수출액은 약 46억원이었다.

친환경 신사업의 실적은 제품마다 달랐다.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 매출은 2025년 연간 56억원이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1억 3,500만원이었다. 반면 바이오가스 시스템은 지난해 연간 1억 8,1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5억 2,6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시스템은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이 분해될 때 생기는 바이오가스에서 메탄을 분리·농축해 연료로 쓸 수 있게 한다.

수소 사업에도 기존 실적과 수주가 있다. 반기말 수주현황에는 청정수소 사업 14억 5,400만원의 납품 완료와 지난 6월 22일 수주한 수소생산 사업 14억 3,000만원이 기재돼 있다. 이번 당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와 별개의 협상 단계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다섯 배로 늘어난 배경에도 영업 외 이익이 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11억 4,000만원에서 58억 8,000만원으로 늘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2억 5,000만원에서 19억 8,000만원으로 12% 감소했다.

순이익이 영업이익의 세 배에 달한 이유는 주석에 나와 있다. 에어레인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부터 토지·건물을 160억원에 취득했고, 옛 청주공장 토지·건물 등의 128억원 매각을 올해 5월 29일 마쳤다. 매각액에서 장부금액을 뺀 유형자산처분이익은 39억 3,000만원이다. 여기에 금융자산 평가이익 12억 5,000만원도 반영됐다. 순이익 증가를 제품 판매에서 반복적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증가로 읽기 어려운 이유다.

에어레인은 지난해 8월 22일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각각 100억원씩 발행했다. 회사는 새 공장 구입·정비 등에 필요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채를 발행했다.

전환사채 보유자는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고, 신주인수권부사채 보유자는 사채에 붙은 권리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다. 두 사채의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은 무상증자로 1만 9,393원에서 9,697원으로 약 절반이 됐다. 전환가액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때, 행사가액은 신주인수권으로 신주를 인수할 때 적용하는 1주당 가격이다. 전환청구와 신주인수권 행사 기간은 모두 2026년 8월 22일부터 2030년 7월 22일까지다.

에어레인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2,000 6,000 8,000 10,000 12,000 2024.11 2025.07 2026.02 2026.10 6,065 3,550
월봉 종가. 사채 전환·행사가격은 9,697원이며 시가 하락에 따른 가격 조정 조항은 없다.

공시일인 10월 13일 종가 3,510원은 전환·행사가격의 약 36%였다. 같은 주식을 시장에서 더 낮은 가격에 살 수 있으므로, 이 가격 수준에서는 두 권리를 행사해 주식을 취득할 가격상 유인이 작다. 두 사채에는 시가 하락에 따라 전환·행사가격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도 없다. 다만 이 가격 관계만으로 앞으로의 권리 행사 여부나 상환청구액을 확정할 수는 없다.

남아 있는 사채의 보유자는 2027년 8월 22일부터 처음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매 3개월마다 청구할 수 있다. 첫 조기상환 청구 가능일은 만기인 2030년 8월 22일과는 다르다. 조기상환은 보유자가 청구한 금액에 적용되므로 원금 200억원 전액의 조기상환이 이미 결정되지는 않았다.

2026년 6월 말 에어레인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17억 6,000만원으로 사채 원금보다 많았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금액은 은행예금과 보유현금으로 구성돼 있다. 별도로 보유한 유동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은 90억 7,000만원이다. 여기에는 펀드뿐 아니라 상환전환우선주와 투자조합 등이 포함돼 있어, 상환 재원으로 쓸 때는 처분·회수 시점과 금액을 따져야 한다. 현금과 이 금융자산을 합친 금액 전체가 같은 성격의 즉시 사용 가능한 자금은 아니다.

영업이익과 실제 현금 유입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에어레인은 상반기 영업활동에서 현금 2억 3,000만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판매대금 가운데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인 매출채권 증가에 따른 영업 현금흐름 감소액은 12억 8,000만원, 재고 증가에 따른 감소액은 26억 4,000만원이었다. 회사가 판매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받지 못하고 재고에도 자금을 투입하면서 장부상 이익이 그대로 현금으로 남지는 않았다. 질소 제품의 매출 비중이나 전사 영업이익만으로 질소 사업에서 상환에 쓸 현금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알 수 없다.

에어레인은 상반기에 유형자산 취득에도 현금 81억 7,000만원을 지출했다. 회사는 사채 상환에 보유 현금을 쓰더라도 영업과 투자에 필요한 지출을 함께 감당해야 한다. 당진 사업의 투찰액은 아직 확정된 계약금액도, 이런 지출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도 아니다.

다른 현금 유입·지출 없이 회사가 6월 말 보유 현금에서 사채 원금 200억원을 전액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17억 6,000만원이 남는다. 이 금액은 이자와 다른 지출을 차감하기 전의 잔액이다. 2026년 6월 말 재무상태표에 기록된 단기차입금 58억원과 1년 안에 갚을 장기차입금 3억원은 합계 6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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