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200만 돌파한 기초수급가구...늘어난 가구 열에 아홉은 1인가구
5년간 55만 가구 늘어 150만 돌파...다인가구는 오히려 줄어

복지 현장에서 마주하는 가난은 흔히 부모와 어린 자녀가 겪는 결핍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부 통계에 드러난 빈곤의 실상은 사뭇 다르다. 5년 새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가 200만 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새로 늘어난 가구의 90%는 혼자 사는 1인가구였다.
보건복지부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통계를 보면 가구 구성의 변화가 뚜렷하다. 전체 수급가구는 2020년 145만 9,059가구에서 2025년 201만 3,319가구로 55만 4,260가구 늘었다. 그 사이 1인가구는 101만 2,753가구에서 150만 4,789가구로 49만 2,036가구 급증했다. 1인가구가 수급가구 증가분의 88.8%를 차지했다.
반면 여러 식구가 함께 사는 가구는 오히려 줄었다. 3인 이상 수급가구는 2020년 19만 6,785가구에서 2025년 19만 5,424가구로 1,361가구 줄었다. 4인 수급가구 역시 5만 5,325가구에서 5만 3,074가구로 감소했다. 그 결과 2025년 전체 수급가구 중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74.7%에 달했다. 네 가구 중 세 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다.
수급자가 이렇게 늘어난 데는 제도의 문턱이 낮아진 영향도 없지 않다. 정부는 2021년 10월 생계급여에서 60년간 유지해 온 부양의무자 기준을 전면 폐지했다.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권에서 밀려났던 이들이 대거 제도 안으로 들어왔다. 서류상 가족이 남아 있어도 실제로는 연락이 끊겨 홀로 지내던 이들이 수급 대상에 포함됐다.
혼자 사는 수급자의 50%는 고령층이다. 65세 이상 일반수급자는 2020년 72만 3,514명에서 2025년 121만 2,262명으로 48만 8,748명 늘었다. 일반수급자 전체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35.4%에서 44.4%로 9.0%포인트 뛰었다. 여기에 25세에서 34세 사이 청년 수급자도 7만 4,374명에서 11만 5,271명으로 55.0% 늘어나 취약계층의 연령대가 양극으로 갈렸다.
수급자로 편입된 뒤 자립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수급 기간이 10년을 넘긴 장기 수급 가구는 2020년 32만 3,417가구에서 2025년 39만 9,953가구로 늘었다. 함께 생활할 가족이 없는 1인가구는 질병이나 실직을 겪었을 때 스스로 벗어나기 어렵다. 생계급여 외에는 소득원이 없어 한번 편입되면 수급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구조다.
정부는 기준중위소득을 해마다 올려 급여액을 늘려 왔다. 보건복지부는 생계급여 지원 기준을 중위소득 32%까지 올리며 취약계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금 지원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혼자 사는 가구의 고립과 돌봄 부족을 풀기 어렵다. 건강 악화나 고립 문제를 해결할 지원 체계가 따르지 않으면 단순 생계비 지급에 머물고 만다.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당시 법은 가족 중심의 생계 부양을 전제로 마련됐다. 26년이 흐른 지금 이 제도가 떠받치는 대상의 75%는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이들이다. 2025년 생계급여 예산은 8조 4,899억원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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