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통계 읽기

부모 부양은 사회 책임이라더니...생활비 벌러 일터로 가는 노인들

자녀 지원 10년 새 29%서 13%로 반토막...70대 생활비 45%는 일해 마련

리지

부모 부양에 대한 견해2분

Illustration by Gemini

65세 이상 고령자의 절반은 부모 부양을 가족과 정부, 사회가 나눠야 한다고 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서 고령자의 53.4%는 부모 부양 책임을 가족과 공동체가 나눠야 한다고 답했다. 2014년 35.7%였던 이 응답은 10년 만에 17.7%포인트 뛰며 과반을 차지했다. 부모 부양을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답은 10년 새 34.1%에서 21.9%로 줄었다.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도 함께 줄었다. 10년 전 23.8%였던 이 비율은 이번 조사에서 17.0%로 6.8%포인트 낮아졌다. 가족이 도맡았던 부양을 국가와 사회가 나눠 져야 한다는 공공 부양의 당위가 자리 잡으면서 가족 부담을 덜고 사회적 돌봄을 넓히는 경로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고령자의 실제 생활비 조달 방식을 보면 다른 현실이 나타난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74.7%는 본인이나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답했고, 이 비율은 2015년 58.5%에서 출발해 10년 동안 해마다 올랐다. 부모 부양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17%로 줄었지만 정작 생활비를 스스로 버는 고령자는 75%에 이른다.

자녀에게 생활비를 기대는 고령자는 빠르게 줄었다. 자녀나 친척 지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고령자는 2015년 28.6%에서 13.1%로 줄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60세 이상 전체로 넓히면 자녀에게 의존하는 비율은 10.3%에 머문다. 10년 전 80세 이상 노인의 47.5%가 자녀 도움으로 생활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8.9%로 낮아졌고, 80세 이상 본인 부담률은 30.9%에서 50.2%로 올라 과반을 넘겼다.

사회가 부양을 나눈다는 기대와 달리 공공 지원 비중은 늘지 않았다. 60세 이상 인구 중 정부나 사회단체의 지원으로 생활비를 조달하는 비율은 2015년 10.4%에서 이번 조사 10.0%로 0.4%포인트 낮아졌다. 고령층은 자녀 지원이 줄어든 자리를 직접 노동으로 메워 60세 이상 가구의 57.8%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으로 생계를 꾸린다. 70~79세 고령층조차 생활비의 45.4%를 일해 벌며 연금(40.2%)보다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연령대별 생활비 본인·배우자 부담 비중 (단위=%) 2025년 사회조사. 60세 이상 평균 79.7%, 70대도 76.8%가 스스로 마련 91.660~64세 88.465~69세 76.870~79세 50.280세 이상
2025년 사회조사 연령대별 생활비 본인·배우자 부담 비중. 60세 이상 평균은 79.7%다.

연금 제도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 65세 이상 연금 수급률은 91.2%에 이르지만 월평균 수령액은 73만 7,000원에 머물러 1인 가구 최저생계비에 못 미친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용률이 39.5%까지 올라 5년 새 5.4%포인트 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가족 부양의 관습이 옅어진 자리를 고령층의 계속 근로가 채웠다.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노년이라는 평가 뒤에서 70대 노인은 생계를 위해 일터에 머문다. 올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1,112만 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1.6%를 기록해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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