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과학
앱 두 번 짜는 비용 아끼려던 6년...쇼피파이, AI 믿고 갈라섰다
리액트 네이티브 버리고 네이티브 복귀...AI 코딩이 이중 개발 비용 없애

2020년 세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가 모바일 앱 개발 체계를 전환했다. 쇼피파이는 스마트폰 앱 코드를 하나로 통합하겠다고 선언했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용 코드를 따로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실현할 도구는 페이스북(현 메타)이 만든 ‘리액트 네이티브’였다. 이 기술은 하나의 코드로 두 운영체제에 동시에 배포하는 방식이다. 개발 시간과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개발팀을 둘로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이 같은 약속은 지난 10년간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사로잡았다. 당시 업계에서 이는 가장 강력한 상식으로 통했다.
소프트웨어 산업 전체가 오랫동안 같은 길을 걸었다. 업계는 하나의 코드로 모든 기기에서 매끄럽게 돌아가는 효율을 좇았다. 하지만 상식이 굳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비용이 뒤따랐다.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사이에 중간 번역 계층이 들어섰다. 그 간극을 좁히느라 막대한 시간과 엔지니어링 자원이 들어갔다. 화면을 매끄럽게 움직이고 그래픽을 구현하려면 별도 작업이 필요했다. 프레임워크의 한계를 보완할 라이브러리를 직접 만들어 연결해야 했다. 쇼피파이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고성능 목록 화면을 구현하는 플래시리스트(FlashList)를 직접 개발해 오픈소스로 배포했다. 번역 계층을 관리하는 비용이 적지 않았지만 코드를 두 번 작성하는 것보다는 싸다고 믿었다. 그 믿음이 상식을 떠받쳤다.
그런데 그 믿음의 바닥을 받치던 전제가 깨졌다. 인공지능 코딩 모델이 코드를 대신 작성하고 번역하고 시험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를 두 번 만드는 비용 자체가 급격히 떨어졌다. 2026년 9월 10일 쇼피파이가 공식 입장을 냈다. 쇼피파이는 6년간 유지해 온 리액트 네이티브를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각 운영체제의 고유 언어로 전면 복귀한다는 결정이었다. 그 대상은 애플 스위프트(Swift)와 구글 코틀린(Kotlin)이다. 쇼피파이는 과거의 결정을 고집하지 않았다. 핵심 가정이 바뀌자 기본 원칙으로 되돌아가 기술 구조를 다시 평가했다.
변화는 말에 머물지 않았다. 쇼피파이는 세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쇼핑 앱 ‘쇼프(Shop)’를 전면에 올렸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활용해 개념 검증부터 앱스토어 출시까지 단 12주 만에 네이티브로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대표 앱인 ‘쇼피파이’의 전환도 시작되었다. 300개가 넘는 화면과 복잡한 위젯을 갖춘 대형 앱으로 올해 안에 전환을 끝낼 예정이다. 개발 방식도 완전히 새로 짰다. 화면 단위로 작업을 잘게 나눴다. 인공지능이 코드를 작성하고 스스로 시험을 거쳐 검증했다. 두 차례의 적대적 코드 검토를 통과한 뒤 인간 개발자의 승인을 받는 순환 체계를 세웠다. 인공지능이 구현과 번역, 검증을 맡았다. 두 플랫폼을 따로 개발하는 일에 더 이상 두 배의 인력이 들지 않았다.
코드 생산 원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코드를 줄이려 중간에 세웠던 거대한 추상화 계층이 가장 무거운 짐이 됐다. 운영체제가 새로 내놓는 최신 기능을 곧바로 쓰지도 못했다. 중간 다리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를 수습하는 데 수많은 엔지니어의 시간이 묶였다. 결국 쇼피파이는 결단을 내렸다. 플래시리스트 지원조차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외부로 넘기기로 했다. 주당 2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되며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던 도구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코드를 하나로 합쳐 얻는 실익은 줄었다. 반면 운영체제에 맞춰 직접 개발할 때 얻는 성능과 안정성은 고스란히 남았다.
기술의 상식은 영원하지 않다. 한때 비용을 줄이던 정답도 기술의 생산 원가가 달라지면 가장 먼저 털어내야 할 비효율이 된다. 지난 10년 동안 ‘크로스 플랫폼’이라는 절충의 다리가 모바일 산업을 지배했다. 인공지능이 코딩의 원가를 낮추자 그 절충의 다리가 무너졌다. 쇼피파이는 두 운영체제의 본래 언어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날이 바로 2026년 9월 10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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