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과학
구글에 앱 광고비 220달러 줬더니...설치 71%는 0초 만에 사라진 봇
스토어에서 내려간 구버전 앱으로 설치 위장...최적화 알고리즘이 봇에 광고 몰아줘
모바일 퍼즐 게임 개발자가 구글 애즈를 통해 신규 이용자를 유치하는 광고를 집행했다. 목표를 "앱 설치"로 지정하고 건당 설치 비용 상한을 풀자 하루 만에 80캐나다달러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 구글이 대시보드로 알린 신규 설치는 21건이었고, 2주 동안 220달러를 써서 모두 56건의 설치를 기록했다는 정산 보고서가 청구서와 함께 도착했다. 광고주의 예산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가장 알맞은 고객에게 앱을 연결한다는 플랫폼의 설명은 빈틈이 없어 보였다.
개발자가 관리 서버의 접속 기록을 확인하자 전혀 다른 실상이 드러났다. 실제 신규 이용자는 단 1명이었다. 구글이 신규 설치로 집계한 21대 가운데 20대는 이미 스토어에서 배포를 중단한 구버전 앱을 실행하고 있었다. 공식 스토어에서는 더 이상 내려받을 수 없는 파일이어서 외부에 보관하던 사본을 단말기에 강제로 설치하고 출처만 스토어로 조작한 유령 단말기였다.
수십 개 지역과 온갖 모바일 기종으로 분산된 이들 단말기는 앱 구동 직후 어떤 화면에도 머무르지 않은 채 순식간에 접속을 끊었다. 광고비를 청구한 전체 설치 건수 가운데 71%가 이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봇이었고, 개발자가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유치한 실제 이용자는 13명에 그쳤다. 화면을 스치기만 해도 설치로 잡히는 구조 속에서 광고비는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었다.
구글의 최적화 알고리즘이 화근이었다. 광고주가 전환 목표를 "앱 설치"로 지정하면 인공지능은 가장 저렴하고 빠르게 설치를 유도할 대상을 찾아 광고를 집중 노출한다. 봇 조직은 광고 목록에서 가장 짧은 동영상을 시청한 뒤 미리 보관해 둔 파일로 즉시 설치를 위장해 기계의 조건을 손쉽게 충족했다. 동영상을 끝까지 시청하고 설치까지 마치자 플랫폼의 감시망은 이 일련의 조작을 완벽하고 모범적인 전환으로 판단했다.
봇의 허위 설치가 거듭될수록 인공지능은 이들을 광고 반응이 대단히 뛰어난 우수 고객으로 잘못 판단했다. 알고리즘이 더 많은 광고 예산을 봇에 집중 배정하고 봇은 허위 설치를 반복하는 왜곡된 되먹임 고리가 견고하게 굳어졌다. 설치 건수만 채우면 광고 수수료를 고스란히 챙기는 플랫폼의 사업 모델에서는 눈먼 광고비가 가짜 이용자에게 흘러 들어가더라도 이 허수를 먼저 찾아내 걸러낼 유인이 거의 없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개발자는 결국 광고의 최종 목표를 단순 설치에서 게임 내 퍼즐 승리로 변경했다.
화면을 켜고 터치하는 행위는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흉내 낼 수 있어도 퍼즐을 직접 풀어내는 일에는 봇 조직에도 적잖은 연산 비용이 든다. 플랫폼이 가짜 트래픽을 걸러내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허수가 쉽게 넘기 어려운 비용의 장벽을 광고주 스스로 설계해야만 소중한 마케팅 예산을 지킬 수 있었다. 개발자는 구글에 무효 트래픽 환불을 정식으로 요구하는 한편 광고비 집행의 기준을 게임 승리로 완전히 전환했다. 2주 동안 유입된 13명의 실제 이용자는 92번의 퍼즐을 끝까지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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