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기술과 과학

캘리포니아 수로 태양광...260억 쏟고도 평지 발전소에 밀릴까

2,000만달러 들인 시험 설비 용량은 1.7메가와트...청소 장비 오가는 거대 철골에 송전망 구축 비용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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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 태양광2분

Illustration by Gemini

농업용 수로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물과 전기를 함께 얻겠다는 구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물을 그늘로 지키고 패널로 청정 전력을 생산한다는 구상은 그럴듯해 보였다. 캘리포니아주는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들여 발전 용량 1.7메가와트(MW)의 시범 설비인 "프로젝트 넥서스"를 준공하며 가뭄과 에너지 전환을 함께 겪는 서부에서 이상적인 대안으로 꼽혔다. 다만 현장의 공학적 조건과 비용 구조를 뜯어보면 이 계산 뒤에 놓인 현실적 제약이 나타난다.

프로젝트 넥서스는 농업용 수로 위에 패널을 얹어 물 증발을 막고 전력을 생산하는 수로 태양광 시범 설비다. 극심한 가뭄 속 수자원 증발을 줄이고 청정 전력을 얻기 위해 환경단체 솔라 아쿠아그리드가 제안하고 캘리포니아주와 현지 수자원 공급을 맡은 털록 관개지구가 협력해 2025년에 준공했다.

이 구상이 힘을 얻은 이유는 분명하다.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뻗은 농업용 수로는 길이가 약 6,400㎞에 달한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캘리포니아 수자원이 최대 25%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로를 패널로 덮으면 물 증발을 막고 햇빛을 차단해 녹조 증식도 억제할 수 있으며, 이미 개발된 수로 부지를 활용하면 자연 녹지에 발전소를 지을 때 600일 넘게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110일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

농업용 수로는 주기적인 준설과 청소가 필요한 관리 시설이다. 털록 관개지구는 수로 바닥의 잡초를 제거하려고 대형 닻 사슬을 장비에 매달아 물속으로 끈다. 수로 청소와 유지보수를 맡은 관리 인력은 청소 장비가 드나들 수 있도록 패널을 수면에서 높이 띄워야 했다.

기술진은 폭 35m 수로 위에 높은 철골 기둥을 세우고 축사 지붕 같은 거대한 아치 구조물을 올렸다. 구조물이 높아질수록 바람 하중이 커져 지지대에 막대한 철강과 콘크리트 기초가 들어갔다. 그늘막 위에 무거운 발전 설비를 얹으면서 자재 투입량과 구조 난도가 함께 치솟았다.

비용 구조를 뜯어보면 손익 계산의 괴리는 더욱 커진다. 주정부 예산 2,000만달러를 투입한 수로 설비의 발전 용량은 1.7메가와트에 머물며, 이는 털록 관개지구가 사막 평지에서 운영하는 태양광 발전소(56메가와트)의 30분의 1 수준이다.

물 증발만 막으려 한다면 차광막을 덮거나 관로를 지하에 묻는 편이 비용을 줄여 준다. 저렴한 전기가 목적이라면 평지에 패널을 늘어놓는 편이 구조물과 배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목적을 한 구조물에 묶으면서 발전 용량당 공사비가 치솟았다.

전력을 전력망에 잇는 계통 연계와 행정 관할도 걸림돌이다. 캘리포니아 수로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관개지구로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는 데다, 대부분의 수자원 기관은 송배전망을 갖추지 못해 선형으로 길게 뻗은 수로에서 전력을 끌어오는 송전 인프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털록 관개지구는 물과 전기를 함께 공급하는 주 내 4개 기관 중 하나여서 시험이 가능했을 뿐이다. 도심 수로 77㎞를 관리하는 콘트라코스타 수자원지구는 유지보수 공간 부족과 안전 문제로 수로 태양광 대신 지하 송수관 매설을 선택했다.

캘리포니아주 수자원 인프라를 총괄하는 수자원국은 수로 조건이 흙으로 판 좁은 도랑부터 폭 30m가 넘는 콘크리트 수로까지 천차만별이어서 사업을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주정부는 시범 사업의 최종 실증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추가 확대를 멈추기로 했다. 2,000만달러를 들인 1.7메가와트 수로 위에서는 오늘도 연구진이 계측기로 기온과 바람, 증발량을 측정하며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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