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오늘의 역사

알 카포네의 탈세를 입증한 장부와 증언

도박장 장부와 소득을 인정한 서한...탈세와 신고 불이행 5건 유죄

리지

1931년 10월 17일3분

Illustration by Gemini

95년 전 오늘, 1931년 10월 17일 밤 미국 시카고 연방법원 배심원들은 밀주와 도박 조직의 우두머리 알 카포네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밀주와 도박으로 돈을 벌던 카포네를 처벌하는 재판에서는 도박장 장부와 거래 기록, 회계 담당자의 증언과 카포네 측이 소득을 인정한 서한이 증거로 쓰였다.

1920년대 카포네의 조직은 시카고 일대에서 밀주와 불법 도박으로 막대한 현금을 벌었다. 조직은 사업을 보호하려고 뇌물을 제공했고 거래 관계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수사에 협조하기를 꺼렸다. 카포네가 돈을 번 사실을 확인하는 세무 수사에서도 증언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불법 소득에 과세할 법적 근거는 카포네 재판 이전부터 있었다. 1927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설리번 판결에서 불법 주류 거래로 얻은 소득도 과세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쟁점은 불법 소득을 신고하라는 요구가 납세자에게 자신의 범죄를 드러내도록 강요하는 것이냐는 데 있었다.

미국 수정헌법 제5조는 자신에게 불리한 형사 증언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한다. 올리버 웬델 홈스 주니어 대법관은 법정의견을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밝혔다. 납세자가 신고서의 개별 항목에 대해서는 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도 이를 이유로 소득 신고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과세 대상 소득이 있었고 고의로 신고하지 않았거나 탈세를 시도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납세자를 처벌할 수 있었다.

국세청의 프랭크 윌슨 조사관과 수사팀은 1930년 5월부터 1931년 10월까지 카포네의 소득을 조사했다. 카포네는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나 재산이 없었고 대부분 현금으로 거래했다. 수사팀은 의류 구매와 호텔에 대금을 지급한 기록으로 카포네의 지출을 확인하는 한편, 전신환의 송금·수취 기록으로 돈이 오간 내역을 추적했다.

도박장 장부는 윌슨 팀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인 1926년 경찰이 압수해 보관하던 자료였다. 수사팀은 장부의 필적을 대조해 장부를 쓴 레슬리 슘웨이를 확인했다. 도박장의 회계 업무를 맡았던 슘웨이는 장부에 실제 수익이 기록돼 있음을 확인하고 카포네가 도박장 운영에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장부에 적힌 사업 수익과 카포네의 관계를 입증하는 데는 사람의 증언이 필요했다.

카포네 측이 소득을 인정한 사실도 조직의 돈과 카포네 개인의 소득을 연결하는 근거가 됐다. 카포네의 세금 문제를 협의하던 변호사 매팅리는 1930년 9월 20일 연방 당국에 서한을 제출했다. 매팅리는 서한에서 카포네가 1925~1928년 조직의 주요 동업자로 참여했고 수익의 6분의 1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이 서한은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됐다.

윌슨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사팀은 카포네의 1925~1928년 소득을 산정할 때 조직 간부들의 은행 입금액과 취급 자금에 수익 배분 비율인 6분의 1을 적용했다. 조직 관계자들이 관리한 돈 가운데 카포네에게 배분될 금액을 계산한 것이다. 카포네는 기소 대상 기간인 1924~1929년에 소득세 신고서를 내지 않았고 1924~1929년에 번 소득에 대한 세금도 낸 적이 없었다.

윌슨은 수사보고서에서 카포네의 1924~1929년 6년간 순소득을 103만 8,655.84달러로 산정했다. 1924년분은 별도 기소됐고 나머지 기소장에는 1925~1929년의 고의적인 탈세 시도와 1928~1929년의 소득 미신고 혐의가 담겼다. 배심원들은 1925~1927년의 탈세 시도 3건을 유죄로 인정했다. 배심원들은 1928~1929년의 신고 불이행 2건도 유죄로 인정했다.

10월 17일 평결이 나온 지 일주일 뒤인 1931년 10월 24일, 제임스 허버트 윌커슨 판사는 카포네에게 징역 11년형을 선고했다. 카포네에게 부과된 벌금은 5만달러, 소송 비용은 7,692달러였다. 카포네는 체납세금 21만 5,000달러에 이자를 더해 납부할 의무도 지게 됐다. 1932년 2월 연방항소법원이 유죄 판결을 유지한 뒤 카포네는 그해 5월 애틀랜타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

평결 뒤 세무 수사팀은 수사 성과로 전국적인 호평을 받았다. 국세청이 1919~1936년 활동을 정리한 조직사에 따르면 미국 각지의 신문은 카포네의 유죄 평결을 환영하며 조직범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촉구했다. 수사팀은 장부와 증언, 소득을 인정한 서한을 결합해 조직의 우두머리가 실형을 받도록 했고 세무 수사가 조직범죄를 처벌하는 수단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당시 수사 조직인 Intelligence Unit은 오늘날 미국 국세청 범죄수사국으로 이어진다. 현행 수사 지침은 불법 사업에서 얻은 소득에 관한 세법 위반을 별도 수사 분야로 두고 있다. 그 수사의 전제가 되는 신고 의무도 남아 있다. 국세청의 2025년판 납세 안내문인 Publication 17은 불법 약물 거래 소득과 받은 뇌물도 소득에 포함해 신고하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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