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오늘의 역사

델타·노스웨스트 합병, 노선 통합하고 항공기 재배치해 비용 줄였다

미국 항공업계 수하물 요금 수입은 2016년 42억 달러

박정우 작가

2008년 10월 29일3분

Illustration by Gemini

2008년 10월 29일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은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의 합병 조사를 종결하고 합병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두 회사는 그해 1분기에 합계 약 105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대부분은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는 영업권 손상차손이었다.

고유가와 미국 경기 둔화에 대응해 두 회사는 그해 4월 14일 합병을 발표했다. 당시 제시한 통합 기업가치는 177억 달러였고 양사의 본선 기단은 약 800대였다. 두 회사는 10월 29일 합병을 마무리하며 세계 최대 항공사가 됐다.

미국에서는 1978년 항공규제완화법으로 노선과 운임 규제가 풀리면서 항공사 간 경쟁이 확대됐다. 항공사들은 이륙하면 가치가 사라지는 빈 좌석을 채우려 가격을 낮췄고, 불황과 유가 상승이 겹치면 손실이 커졌다. 델타와 노스웨스트도 2005년 9월 14일 불과 몇 분 간격으로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두 회사는 구조조정을 거쳐 2007년에 파산보호에서 벗어났다.

파산 과정에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두 항공사는 독자 생존 대신 합병을 선택했다. 2001년 유나이티드항공과 US에어웨이즈의 합병 추진 때는 법무부가 노선 경쟁 감소와 운임 인상을 우려해 반대했다. 반면 델타는 미국 동남부 허브와 대서양 노선에 강했고 노스웨스트는 미국 중서부 허브와 아시아를 잇는 태평양 노선에 주력해 두 회사의 직항 노선은 중복이 적었다.

법무부는 6개월간의 조사 끝에 다른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들이 계속 경쟁하고 있어 경쟁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노선망 보완과 공항 운영·정보기술·조달·항공기 배치 비용 절감으로 소비자 편익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합병 뒤 델타는 통합 노선망에서 항공기를 재배치했다. 2010년에 회사가 공개한 투자자 자료를 보면 애틀랜타-데이토나비치 노선에서는 더 큰 항공기를 투입하고 하루 운항 횟수를 2009년 8월 7편에서 2010년 8월 5편으로 줄였다. 좌석 공급은 거의 유지하면서 비용을 14% 낮췄다고 회사는 밝혔다.

델타와 노스웨스트의 합병 이후에도 대형 항공사들의 합병이 이어졌다. 2010년 유나이티드항공이 콘티넨털항공과, 2011년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에아트란과, 2013년 아메리칸항공이 US에어웨이즈와 합병했다. 6개에 달하던 미국의 대형 레거시 항공사는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3개사로 줄었다. 저비용 항공사 사우스웨스트를 포함한 4개 회사의 미국 국내선 여객 점유율은 2013년 약 85%였다.

공급 감축은 합병 전부터 진행됐다. 델타·유나이티드 같은 네트워크 항공사들은 고유가와 경기 침체에 대응해 국내선 공급을 줄였다. 운항 거리를 반영한 공급좌석마일은 2007~2009년 약 10% 감소했고 수요가 회복된 2009~2012년에도 거의 늘지 않았다. 미 회계감사원(GAO)이 2014년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합병으로 네트워크 항공사 수가 줄면서 수익성이 높은 노선에 공급을 집중하고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서는 공급을 줄이는 전략을 유지하기가 쉬워졌다고 봤다.

GAO는 수요 회복과 공급 확대 억제가 운임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미국 국내선 평균 실질 운임은 부가요금을 제외하고 2007년보다 약 4% 높았다. 미국 교통통계국(BTS)이 집계한 국내선 탑승률은 2008년 79.8%에서 2015년 85.0%로 상승했다.

항공사들은 운임 외 수입도 늘렸다. 2008~2009년 초 대부분의 미국 항공사는 첫째·둘째 위탁 수하물에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과거 항공권에 포함됐던 서비스에 별도로 요금을 부과하는 가격 분리(unbundling)는 2008~2017년에 걸쳐 확산됐다. 2016년 미국 항공업계의 수하물 요금 수입은 약 42억 달러에 달했다.

2016년에 델타는 38억 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GAO는 미국 항공업계가 2019년까지 안정성과 수익성이 개선되는 시기를 거쳤다고 정리했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2020~2021년에는 업계가 다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2022~2024년 회복 과정에서도 일부 항공사는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6년 GAO가 내놓은 2024년까지의 분석에서는 2007년에 비해 초저비용 항공사의 여객 점유율이 커졌고, 국내선 좌석 공급도 늘었다. 수하물·예약변경·취소 요금을 반영한 평균 실질 운임은 대부분의 노선에서 2007년보다 낮았다.

이 글이 어땠나요?

눌러 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소중한 참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