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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린치 피하려던 흑인의 당부...정치 혐오의 딱지로 전락한 워크
1938년 앨라배마 린치 피하려 한 생존의 언어...정치적 딱지로 변질

흑인 포크 음악가 리드 벨리는 1938년 스코츠보로 보이즈라는 노래를 녹음했다. 당시 그는 백인 여성 성폭행 누명을 쓴 흑인 소년 9명의 재판을 지켜보고 돌아온 길이었다. 그는 "깨어 있어야 하고 두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밤길에서 백인 폭도의 린치를 피하려면 한순간도 방심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워크(woke)는 193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어에서 유래한 말로 인종차별에 대한 경계를 뜻한다. 미국 흑인 사회가 백인 폭도의 위협과 차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각심을 높이려 만든 표현이다. 이 말은 부조리한 현실에 눈을 뜨자는 사회적 각성의 언어로 자리를 넓혔다.
은어로 머물던 표현은 가수 에리카 바두의 노래를 타고 대중문화로 나왔다. 이 노래를 만든 미국 음악가 조지아 앤 멀드로는 졸음을 쫓으려 버티던 동료의 말에서 영감을 얻어 노랫말에 "나는 깨어 있다"를 넣었다. 이후 소셜미디어에 스테이 워크라는 해시태그가 퍼지며 이 단어는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미국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 총격으로 숨지자 시민들은 워크를 집회 구호로 외쳤다. 이들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깃발 아래 모여 공권력의 폭력에 맞서 경각심을 늦추지 말자고 호소했다. 실제로 차별에 맞선 이 구호는 진보 진영 전체의 상징어로 자리 잡았다.

기업들이 진보적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자 비평가들은 이를 실속 없는 "워크 자본주의"라 꼬집었다. 한편 보수 진영은 이 단어를 진보의 위선과 도덕주의를 공격하는 멸칭으로 삼았다. 실제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워크가 죽으러 가는 곳"이라 선언했고, 일론 머스크는 사회를 망치는 "워크 정신 바이러스"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국가 기록을 보관하는 의회도서관에는 리드 벨리가 음반에 남긴 육성이 남아 있다. 당시 남부 시골길을 지나던 흑인에게 깨어 있음은 린치를 피하고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조건이었다. 한 세기가 흘러 그 말은 정치적 조롱거리가 됐지만, 음반에 담긴 노래에는 밤길에서 두 눈을 뜨고 있어야 했던 이들의 공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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