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실업급여 반복 수급 방치해 쌓인 적자...일하는 직장인 보험료 인상
2024년 반복 수급자 38만 5,602명...재정 적자에 보험료율 2%로 인상

실업급여는 갑작스러운 실직을 맞은 근로자를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새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생계를 잇도록 돕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원금을 거듭 받아 가는 사람이 빠르게 늘었다. 2024년 구직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125만 7,991명이었다. 이 가운데 두 번 이상 신청한 사람이 38만 5,602명으로, 30.7%에 달했다.
정부는 1995년 고용보험을 처음 도입했다. 실직이라는 일시적 위험을 사회가 함께 나누고 조기 재취업을 돕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180일만 일하면 다시 수급 자격을 준다. 몇 번을 다시 받든 법령상 아무런 제한이 없다.
반복 신청 실태는 숫자로 명확히 드러난다. 2024년 통계를 보면 구직급여를 두 번 신청한 근로자는 29만 4,622명에 달했다. 세 번 신청한 근로자는 6만 5,714명이었고, 네 번 신청한 사람도 1만 4,226명이었다. 다섯 번 넘게 신청한 사람도 1만 1,040명에 이르렀다. 이들을 합쳐 세 번 이상 신청한 사람만 9만 980명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쏠림은 한층 뚜렷하다. 2019년 29만 6,785명이던 2회 이상 신청자는 2024년 38만 5,602명으로 8만 8,817명(29.9%) 늘었다. 전체 신청자 가운데 반복 수급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5.9%에서 30.7%로 4.8%포인트 뛰었다. 구직급여 창구를 찾는 사람 열에 셋이 이미 제도를 이용해 본 사람이다.
일하는 것보다 쉬는 편이 유리한 급여 구조가 반복 수급을 키웠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세후 월급은 193만원인데, 비과세인 실업급여 하한액은 월 198만원에 달했다. 7개월 남짓 일하고 실업급여를 받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재취업을 돕는 제도가 단기 취업을 연명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를 줄이는 대신 지급 기간을 늘림으로써 사회안전망을 넓히고 재취업 동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5년간 세 번 이상 받으면 급여를 깎는 법 개정안을 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그사이 실업급여 계정은 2025년 한 해에만 1조 8,000억원 적자를 냈고, 실질 적립금은 마이너스 6조원으로 떨어졌다.
누적된 적자는 매달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와 기업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9월 1일 제도를 개편해 1995년 도입 후 처음으로 실업급여 지급일을 주 7일에서 주 6일로 줄였다. 동시에 노사가 절반씩 부담하는 고용보험료율을 각각 0.9%에서 1.0%로 올렸다. 월급 300만원인 직장인은 매달 보험료 3,000원을 더 내게 됐다.
제도의 결함을 방치한 대가는 결국 일하는 사람 전체가 나누어 떠안았다. 2024년 구직급여를 신청한 근로자 가운데 2회 이상 신청한 반복 수급자는 38만 5,602명이었다. 1년 전보다 1만 840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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