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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소 몰수로 번진 쿠바 금수조치...설탕 보복이 부른 60년의 봉쇄
1960년 정유소 몰수로 촉발된 전면 제재...정권 전복 실패하고 60년 기형 규제만 남아

1960년 가을 쿠바 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총리는 미국 기업의 자산과 사유재산을 몰수했다. "신발 밑창의 못 하나까지" 국유화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쿠바 정부는 법률에 따라 장기 국채로 보상하되 원리금은 미국이 사주는 설탕 대금으로 치르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미국이 설탕 수입 할당량을 이미 전면 취소한 뒤여서 지급된 보상금은 없었다. 미국 역사상 외국 정부가 단행한 최대 규모의 무보상 자산 몰수가 그렇게 벌어졌다.
쿠바 금수조치는 1960년 미국 정부가 쿠바의 자산 몰수에 맞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도입한 경제 제재다. 미국 기업이나 시민이 쿠바와 상업 거래를 하는 것을 전면 차단했다. 제3국과의 교역까지 제한하는 조치였다.
사태는 석유에서 비롯됐다. 그해 여름 미국이 석유 수출을 중단하자 쿠바는 소련산 원유를 들여왔다. 정유공장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들이 정제를 거부하자 카스트로 총리는 공장을 강제 수용했다. 백악관이 설탕 수입을 취소하자 쿠바는 미국계 은행과 제당 공장을 몰수하며 맞대응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식량과 의약품을 뺀 전면 금수를 발표했다.
당시 미국 국무부는 정권 전복을 노렸다. 레스터 말로리 국무부 차관보는 비밀 메모에 "물자와 자금을 차단해 굶주림과 절망을 일으켜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카스트로 정권은 무너지지 않았다. 소련이 미국을 대신해 설탕을 사들이고 원유를 공급했다. 뒤이어 미국이 전면 교역 중단을 선언하자 쿠바는 소련 핵미사일을 들여왔다. 경제 제재는 정권을 꺾는 대신 내부 통제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정권 교체에 실패하자 미국의 제재 규정은 갈수록 조항이 늘어나며 복잡해졌다. 미국 정부는 자국민의 쿠바 입국 대신 현지에서 돈을 쓰거나 편의를 제공받는 거래를 차단했다. 여행자가 공항세를 내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이 됐다.
미국 의회가 제정한 헬름스-버턴 법은 쿠바 항구에 정박한 외국 화물선의 미국 입항을 막았다. 훗날 농산물 수출이 재개됐을 때도 외상은 막혀 오직 현금 결제만 가능했다. 제재는 정치를 바꾸지 못한 채 제3국의 정상적인 무역까지 가로막는 규제로 확대됐다.
쿠바는 이 조치를 봉쇄라는 뜻의 "엘 블로케오"라 부르며 체제 유지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이 국교를 재개하며 제재 완화를 시도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는 다시 강화됐다. 몰수 당시 설탕 대금으로 보상하겠다던 미국 자산의 가치는 20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보상 심의 기관인 외국자산청구위원회가 보관하는 대쿠바 청구 건수는 6,000건을 넘는다.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국 채권자들에게 돌아간 자산 보상금은 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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