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세상의 흐름

외국인 취업자 110만 명으로 사상 최대인 해에 반토막 난 고용허가 쿼터

2년 만에 16만 5천 명에서 8만 명으로 줄어...제조업 미충원율은 16.2%로 전 산업 1위

리지

고용허가제2분

미국 노동통계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 통계에서 외국 태생 노동력 항목을 보면 올해 1월 3,305만 8천 명이던 수치가 7월에는 3,151만 6천 명으로 줄었다. 7개월 사이 154만 명이 감소한 반면, 2023년 같은 기간에는 92만 5천 명, 2024년에는 127만 4천 명이 늘었다. 해마다 늘어나던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꺾였고 미국은 이 일을 대단히 요란하게 추진하고 있다.

같은 시기 문턱을 훨씬 빠르게 높인 나라가 한국이지만 국내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2일 12개 부처 차관이 모인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쿼터를 8만 명으로 확정했다. 고용허가제는 정부가 업종별 인원을 미리 정해 두고 중소 제조업과 농어촌이 비전문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다. 2021년 5만 2천 명이던 쿼터는 2023년 12만 명, 2024년 16만 5천 명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13만 명으로 꺾인 데 이어 올해 8만 명으로 줄어들면서 2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고, 제조업 몫만 떼어 보면 2024년 9만 5천 명에서 올해 5만 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결정의 근거를 보도자료에서 두 줄로 밝혔다. “코로나 직후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외국인력 수요가 상당 정도 충족되어 고용허가 발급 규모가 코로나 유행 이전 수준으로 안정화된 점”, 그리고 “최근 제조업과 건설업 빈일자리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점”을 들었으니 비어 있던 자리가 채워졌으므로 더 들여올 이유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빈 일자리를 측정하는 잣대를 살펴보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같은 부처가 분기마다 내놓는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는 채우지 못한 자리를 미충원 인원이라 부르고 “사업체에서 적극적 구인에도 불구하고 채용하지 못한 인원”으로 정의한다. 구인 공고를 내걸고 있는 동안에만 통계에 잡히기 때문에 사람이 들어오면 사업주는 공고를 내리고 그 자리는 다음 통계에서 사라진다. 구인 공고가 사라진 것과 그 일자리가 없어도 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누가 그 빈자리를 채웠는지는 다른 통계에서 고스란히 확인된다. 정부 통계기관인 국가데이터처가 매년 발표하는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를 보면 국내 상주 외국인 취업자는 2024년 5월 101만 명에서 지난해 5월 110만 9천 명으로 늘었다. 1년 새 늘어난 9만 9천 명 가운데 3만 7천 명이 광업과 제조업에서 나왔으니, 채우지 못한 자리가 줄어든 시기와 외국인이 유입된 시기가 나란히 맞물린다.

물론 구인난이 실제로 풀렸다고 볼 근거도 있다. 미충원 인원은 2023년 1분기 16만 6천 명에서 올해 1분기 9만 6천 명으로 줄었고, 미충원율도 11.9%에서 6.5%로 하락했다. 채용을 덜 해서 나타난 결과도 아니어서 올해 1분기 구인 인원은 146만 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8천 명 늘었다. 더 뽑으려 했는데도 채우지 못한 자리가 줄었으니 여기까지는 정부 설명이 맞다.

문제는 그 흐름이 올해 들어 멈춰 섰다는 점이다. 지난 4월 1일 기준 부족 인력은 46만 7천 명으로 1년 전과 같은데, 2023년 이후 해마다 4만 명에서 8만 명씩 줄어들던 감소세가 처음으로 멈췄다. 인력부족률도 2.4%로 0.1%포인트 하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멈춰 선 통계에서 인력난이 어느 업종에 쏠려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제조업 부족 인원은 9만 6천 명으로 모든 산업 가운데 가장 많고, 제조업 미충원율은 16.2%로 전 산업 평균의 두 배 반에 달해 역시 1위다. 직종을 좁혀 보면 금속·재료 설치·정비·생산직의 미충원율이 25.3%여서 넷 중 하나를 채우지 못하는데, 올해 쿼터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 역시 제조업이었다.

미국은 사람을 내보내면서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아 통계의 수치가 꺾이는 것을 누구나 확인한다. 우리는 부르지 않는 방식으로 같은 일을 하고 그 결과는 채용 지표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공고가 붙지 않은 벽을 보고 우리는 사람을 다 구했다고 판단했다. 구할 사람이 오지 못하는 그늘은 아직 한 번도 세어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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