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세상의 흐름

미국 국채 판 한국...외국인 전체는 순매수

2025년 8월~2026년 7월 회사채와 기타 채권 4,520억달러·주식과 펀드 지분 9,419억달러 순매수...국채 거래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달러 자산 수요

리지

미국 국채 거래와 달러 자산 수요3분

Illustration by Gemini

2026년 5~7월 한국 거주자는 미국 장기 국채를 약 51억달러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 3개월 동안 외국인 전체는 미국 장기 국채를 약 592억달러 순매수했다. 일부 국가의 국채 매도만으로 외국인이 달러 자산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 정부의 빚은 40조달러를 넘었고 국채금리도 올랐다. 9월 30일 연방정부 총부채는 대중 보유 부채와 정부 내부 보유 부채를 합쳐 약 40조1,718억달러에 달했다. 재무부 집계 10년물 국채금리는 6월 30일 연 4.44%에서 9월 30일 5.29%로 올랐다. 두 분기 말 금리 차이는 0.85%포인트다. 다만 7월까지의 외국인 거래를 이후 3분기 말 금리 상승에 놀란 결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재정 부담이 통화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는 근거가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026년 2월 전망에서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를 GDP의 5.8%, 순이자 지출을 약 1조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확정 실적과 구분해야 할 전망 수치다. 재정 불안이 국채와 통화를 함께 흔든 사례도 있다. 2022년 9월 영국 트러스 정부의 감세안 발표 뒤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9월 26일 파운드화는 1파운드당 1.03달러까지 떨어졌다.

영국 사례는 재정 신뢰가 약해질 때 채권과 통화 가치가 함께 하락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 부담만으로 외국인이 미국 증권 전반의 매입을 줄였다고 판단하려면 실제 거래를 확인해야 한다. 미국 재무부가 외국인의 증권 매매를 집계하는 통계인 TIC(국제자본통계)의 2026년 5~7월 장기 국채 거래를 합산하면 프랑스 거주자는 약 310억달러, 중국 거주자는 약 236억달러, 일본 거주자는 약 154억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들 국가의 순매도에도 외국인 전체의 장기 국채 거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국을 포함한 국가별 수치에는 민간과 공공 거래가 함께 들어간다. 이를 두고 각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국채를 팔았다고 볼 수는 없다. 국가별 장기 국채 거래만으로는 다른 미국 증권에 대한 외국인 전체의 수요 변화도 알 수 없다.

자산별 변화는 같은 항목의 연속된 12개월 두 기간을 비교하면 뚜렷하게 나타난다. TIC의 외국인 전체 미국 장기 국채 순매수는 2024년 8월~2025년 7월 약 4,560억달러에서 2025년 8월~2026년 7월 약 2,465억달러로 줄었다. 두 수치는 단기 국채를 제외한 12개월 누적액이며, 각 연도의 연초 이후 거래액과도 구분해야 한다. 장기 국채 순매수 규모는 줄었지만 순매수 기조는 이어졌다.

다른 자산의 순매수는 커졌다. 회사채 및 기타 채권 항목에는 미국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채무도 포함된다. 이 항목의 순매수는 2024년 8월~2025년 7월 약 3,412억달러에서 2025년 8월~2026년 7월 약 4,520억달러로 늘었다. 주식 항목에는 미국 기업의 보통주·우선주와 펀드 지분이 포함된다. 이 항목의 순매수도 이 두 기간에 각각 약 5,981억달러와 약 9,419억달러였다. 장기 국채 매입 감소와 회사채 및 기타 채권·주식·펀드 지분 매입 증가가 함께 나타난 것이다. 이 비교는 자산별 거래 방향이 갈렸음을 보여주지만, 동일 투자자가 국채를 팔아 회사채 및 기타 채권 혹은 주식·펀드 지분으로 옮겼거나 이 변화가 계속된다는 사실까지 입증하지는 않는다.

미국 증권 순매수를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로 연결할 때는 결제 통화도 구분해야 한다. TIC의 미국 증권 거래에는 비달러 표시 증권과 외화 결제 거래도 포함된다. 재무부의 SLT 보고서 작성 기준에 따르면 외화 결제액은 결제일 환율로 달러화로 환산해 집계한다. 따라서 표에 달러로 적힌 순매수액 전체를 달러 결제액으로 읽을 수는 없다.

투자자가 달러 결제를 위해 다른 통화를 달러로 바꾸는 경우에는 증권 매입이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와 연결될 수 있다. 기존 달러나 국채 매각대금을 재투자했다면 그 매입액 전부를 새로운 달러 유입으로 볼 수 없다. TIC의 자산별 합계로는 국채를 판 투자자가 그 돈으로 회사채와 기타 채권이나 주식·펀드 지분을 샀는지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다음 분기 TIC에서 확인할 대상은 장기 국채와 회사채 및 기타 채권, 펀드 지분을 포함한 주식 항목 각각의 월별 순매수와 12개월 누적치다. 장기 국채의 순매수 감소와 다른 자산의 순매수 증가가 이어지는지 자산별로 봐야 한다. 양의 순매수가 줄어드는 경우와 순매도로 전환하는 경우는 구분해야 한다. 이 거래액만으로 달러 환율의 변동 폭이나 전환 시점까지 정할 수는 없다.

국채 매도와 달러 자산 수요를 같은 움직임으로 묶으면 한국의 거래도 잘못 읽게 된다. 한국 거주자의 5~7월 미국 장기 국채 순매도 약 51억달러를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용 매각으로 특정할 근거는 없다. 첫머리의 한국 순매도와 함께 놓인 외국인 전체의 장기 국채 순매수 약 592억달러는 같은 3개월의 거래 기록이다.

이 글이 어땠나요?

눌러 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소중한 참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