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남이 만든 약에 수익 배분도 미정...네이처셀 시총 1.6조 논란

상반기 연구개발비 6,262만원...조인트스템 개발도 소송도 다른 회사 몫

리지

네이처셀2분

지난 7월 9일 서울행정법원이 줄기세포로 만든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품목허가를 반려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처분을 취소했다. 그날 코스닥 상장사 네이처셀 주가는 29.9% 올라 28,250원을 기록했다. 소송을 낸 회사는 네이처셀이 아니다.

조인트스템은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가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위해 개발한 약이다. 임상을 거쳐 품목허가를 신청한 주체도 이 회사로, 2018년과 2023년, 2025년 세 차례 식약처의 반려 처분을 받았다.

1971년에 세워진 네이처셀은 199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금은 홈쇼핑과 면세점에 공급하는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닥터쥬크르와 줄기세포 배양용 배지를 팔고, 쌀과 엿기름을 사다 만든 음료를 롯데칠성음료와 해태HTB에 납품한다. 2025년에는 매출 207억원에 순손실 28억원을 냈는데, 시가총액은 1조 6,270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에서 6월 말 자기자본 629억원을 뺀 1조 5,641억원이 남는다. 줄기세포 파이프라인이 여럿이지만 주가를 움직인 것은 조인트스템 하나다. 네이처셀은 2013년 12월 조인트스템의 국내 판매권을 취득했고, 현재 확보한 권리는 이 판매권이 전부다. 선급기술료 66억원 가운데 실제로 치른 돈은 37억 5,000만원이고 잔금은 품목허가가 나야 지급하는데, 시장은 그 권리에 회사가 치른 돈의 417배에 달하는 가치를 부여했다.

약을 만드는 곳은 따로 있다. 개발사인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가 임상을 진행하고 허가를 신청했으며, 소송도 직접 냈다. 네이처셀이 올 상반기에 쓴 연구개발비는 6,262만원으로 매출의 0.6% 수준이다. 허가가 나면 얼마를 받는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2013년 계약은 판매수수료를 "25% 내외로 추후 협의"라고만 적은 채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신 네이처셀은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에 배지를 판다. 올 상반기 매출 100억원 가운데 53억원(53.0%)이 특수관계자에게서 나왔고 개발사 한 곳의 매출이 44억원(44.0%)인데, 2025년 상반기 특수관계자 매출은 26억원이었다. 실제로 회사에 유입된 돈은 아니다.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를 상대로 한 매출채권이 2025년 말 30억원에서 올 6월 말 61억원으로 늘었다.

네이처셀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1심 승소와 항소 0 10,000 20,000 30,000 40,000 2020 2022 2024 2026 5,538 25,25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1심 승소와 식약처 항소가 알려진 구간이다. 이 구간에 회사는 사모 전환사채 170억원을 조달했다.

돈은 반대로도 흐른다.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는 선급기술료 37억 5,000만원의 담보로 네이처셀 주식 65만 891주를 맡겼는데, 지금 주가 기준 164억원 규모다. 최대주주인 바이오스타줄기세포기술연구원은 자기자본이 13억원인데 네이처셀에서 25억원을 연 4.6%에 빌려 갔다. 올해 기업들의 전환사채 발행액은 지난해 연간 규모를 이미 35% 넘어섰고, 네이처셀도 7월 22일 사모 전환사채 170억원을 결의해 8월 7일 납입을 마쳤다.

1심 판결의 주문은 2025년 8월 반려 처분을 취소하라는 데서 끝난다. 허가하라는 말은 주문에 없다. 2018년과 2023년에 이은 2025년 8월 세 번째 반려 처분을 두고 식약처는 21일 만에 항소하면서 "허가 규정의 해석·적용 등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어 상급심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금 주가 25,250원에는 그 약이 언젠가 허가를 받고 네이처셀이 이익의 상당 몫을 가져간다는 전제가 담겨 있지만, 허가 여부는 서울고등법원이 판단한다. 허가가 나도 네이처셀이 얼마를 가져가는지는 계약서에 아직 없고, 그 숫자가 적히는 날 1조 5,641억원이 처음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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