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비에이치, 매출 78%인 회로기판은 적자...무선충전기가 195억 벌어

매출은 3년 새 늘었는데 순이익은 3분의 1 아래로...주가는 5월 고점에서 반토막

리지

비에이치2분

Illustration by Gemini

비에이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들어가는 얇은 회로기판을 만든다. 1999년 인천 부평에서 설립돼 지금은 베트남 공장에서 아이폰용 기판을 양산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 7,858억원은 회사가 반기에 거둔 실적 가운데 가장 많다. 그렇게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185억원이다. 상반기 환율 효과로 얻은 외환이익도 185억원이었다.

매출의 78%는 회로기판에서 나왔다. 상반기에만 6,150억원을 팔았다. 그런데 본사와 베트남·중국 공장을 합치면 기판 부문은 33억원 적자다. 이익은 나머지 22%가 냈다. 차량용 휴대폰 무선충전기를 만드는 자회사가 1,708억원을 팔아 195억원을 남겼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보다 많은 돈이다.

비에이치는 이 자회사 지분을 41%만 갖고 있다. 절반에 못 미치지만 다른 주주에게 의결권을 위임받아 한 회사처럼 실적을 합산한다. 상반기 연결 순이익 337억원 가운데 88억원은 다른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환율 효과도 따로 있다. 매출은 대부분 수출이고 공장은 베트남과 중국에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환차익이 쌓인다. 상반기 세전이익 507억원 가운데 주력인 회로기판 사업이 벌어들인 이익은 3분의 1을 조금 넘는다.

원화 가치는 7월 초 장중 1559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달 말 1368.6원으로 올라 13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상반기 이익을 주력 사업만큼 밀어 올린 환율 효과가 3분기에는 반대로 작용한다. 다만 하반기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수기다. 지난해에도 1분기에 254억원 영업손실을 낸 뒤 아이폰 신제품이 풀린 3·4분기에 633억원을 벌었다.

비에이치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5월 고점 이후 10,000 30,000 40,000 2020 2022 2024 2026 18,850 21,05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5월 고점 이후 구간이다. 상반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185억원은 매출의 22%인 무선충전기 부문이 냈다.

그러나 성수기는 해마다 오는데 이익은 줄어든다. 증권가가 151억원을 전망한 2분기 영업이익은 78억원에 머물렀다. 순이익은 2022년 1,407억원에서 지난해 406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은 2022년 1조 6,811억원에서 지난해 1조 7,927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회사는 보고서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어 "당사의 기술 경쟁력과 수익성이 함께 확대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시가총액 6,995억원에는 폴더블 아이폰이 이 흐름을 끊으리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주가는 그 기대가 실린 5월 43,400원까지 올랐다. 지금은 20,750원이다. 상반기 매출의 66%는 한 고객사가 가져갔다. 1년 전에는 58%였다. 거래처가 좁아질수록 단가를 정할 힘은 줄어든다. 3분기에도 아이폰 물량이 늘고 영업이익률이 2%대에 머물면 폴더블은 이 회사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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