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휴온스, 1,290억 합병 접고도 52주 최저가...2분기 영업이익 29억
합병가액 97.8% 차지한 2041년까지 추정 현금흐름...주식매수청구권 32,886원도 함께 사라져

지난해 매출 8,381만원, 당기순손실 102억원. 휴온스가 지난 5월 18일 흡수합병을 결정한 비상장 계열사, 주사제 제형을 바꾸는 바이오 기업 휴온스랩의 성적표다. 휴온스가 평가한 기업가치는 1,290억원이었다. 휴온스는 리도카인 국소마취제, 히알루론산 인공눈물, 비타민 주사제를 병·의원과 약국에 공급한다. 충북 제천 공장에서 생산한 주사제는 보건당국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수출한다. 합병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휴온스 주가는 17% 급등했다.
휴온스랩은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의 비상장 자회사다.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써서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그룹은 휴온스랩을 따로 상장하려다 중복상장 논란에 부딪히자 상장사인 휴온스와 합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8억원으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다. 회계법인은 휴온스랩 주당 가치를 두 갈래로 나누어 산정했다. 보유 자산 기준의 자산가치가 808원,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한 가치평가 지표인 수익가치가 23,628원이었다.
둘을 1대 1.5 비율로 가중평균해 산출한 합병가액이 주당 14,500원인데, 그중 97.8%를 수익가치가 차지했다. 이 수익가치는 2041년까지 16년간 현금흐름을 반영해 산출한 결과다. 휴온스 주주는 이 추정치를 떠안고 회사 지분의 24%를 내주어야 했다.
휴온스의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 지분을 조금씩 나눠 가진 개인 투자자, 곧 소액주주들은 비상장 핵심 자산이 헐값에 상장사로 넘어간다며 반발했다. 휴온스 주주들은 반대로 산정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8월 26일 휴온스 이사회는 특별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합병계약을 해제했고, 휴온스글로벌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철회했다.
철회 다음 날 휴온스글로벌은 상한가로 치솟았지만 휴온스는 22,300원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합병에 반대하는 휴온스 주주는 회사에 주식을 되팔 수 있었고, 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 32,886원은 8월 26일 종가 24,800원보다 32.6% 높았다. 주가를 지탱하던 안전판이 합병 철회와 함께 사라졌다.
안전판이 걷힌 자리에는 본업의 현실이 드러났다. 휴온스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5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3억원으로 급감해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1분기에는 미국에서 판매하던 제품을 선제적으로 회수하며 판매보증비 53억원을 일시에 반영했다. FDA가 통관을 보류해 수출길도 막혔다. 회사 측은 2분기부터 백신 유통과 제천 제2공장 라인 가동으로 실적이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회수 비용이 없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31억원의 5분의 1 남짓을 기록했다.
휴온스글로벌 특별위원회는 합병 철회를 권고하면서도 약가제도 개편에 대응해야 한다며 "전략적 필요성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8월 1일부터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에서 45%로 인하했다. 낮아진 약가는 10월부터 반영된다. 휴온스는 8월 11일 주당 2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했지만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그 25분의 1인 주당 8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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