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라온로보틱스, 매출 47억 늘리는 동안 영업이익 15억에서 4억으로
수주잔액은 148억에서 524억으로 3.5배...273억 신사옥 착공, 자기자본의 76.6%
라온로보틱스는 지난 2분기에 1년 전 2분기보다 47억원을 더 팔았지만 늘어난 매출에서 남은 매출총이익은 4,700만원에 그쳤다.
수원의 라온로보틱스는 반도체 웨이퍼를 진공 챔버 사이로 옮기는 로봇과 모듈을 만든다. 2000년 3월 테크노넷으로 설립돼 나온테크와 라온테크를 거쳤고 지난해 12월 상호에 로보틱스를 붙였다. 상호를 바꾼 뒤 1년 전 2분기 135억원이던 매출은 이번 2분기 182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5억 3,000만원에서 4억 5,0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이 47억원 느는 사이 매출원가가 46억 5,000만원 늘어 매출총이익률은 35.0%에서 26.2%로 떨어졌다. 상반기 판매관리비도 66억원에서 83억원으로 불었고 그중 연구개발비가 19억원에서 28억원으로 늘었다. 비용이 늘었지만 회사는 보고서에 제품 가격을 적지 않고 "동일 품목이라 하더라도 사양과 성능에 따라 단가가 달라 정해진 가격으로 팔리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단가를 미리 정해 두지 않는 회사가 물량을 늘리면 이런 분기가 나온다.
주문 자체는 밀려들고 있다. 6월 말 수주잔액은 524억원으로 지난해 말 148억원의 3.5배다. 다만 상반기 매출의 64.6%는 국내 거래처 한 곳에서 나왔고 92%는 내수 매출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반도체 공장을 자국에 지으라고 압박하고 청와대는 그제 이를 협상 대상으로 받아들였다. 이 거래처의 공장 부지에 수주잔액이 걸려 있다.
회사는 8월 21일 이사회에서 용인 신사옥과 주차장에 273억 8,000만원을 쓰기로 했다. 이 투자금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357억원의 76.6%이고, 출처는 지난 2월에 결정됐다. 2월 2일 이사회는 자기주식 30만주를 주당 21,200원에 처분하며 목적을 "CAPEX 투자(신사옥)에 따른 시설 자금 확보"라고 명시했다. 처분 대금 63억 6,000만원 외에는 보유 현금과 은행 차입으로 충당한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6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6월 말 현금은 85억원이다. 자사주를 넘긴 21,200원은 지금 주가 9,400원의 두 배를 웃돈다.
시장은 올해 회사가 매출 618억원에 영업이익 63억원을 낼 것으로 보지만 상반기 영업이익은 13억원에 그쳤다. 하반기에 수주잔액 524억원을 전부 매출로 바꿔도 상반기 영업이익률 4.1%가 이어지면 영업이익은 21억원이고, 63억원이 나오려면 이익률이 9.5%로 올라와야 한다. 시가총액 1,246억원에는 이익률 회복 기대가 이미 반영돼 있다. 10월 말 3분기 잠정 실적의 이익률이 4%대에 머물면 전제가 먼저 흔들린다. 용인 공사는 이달 1일 시작됐고 2027년 9월 30일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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