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케이씨티시, 양재동 땅 한 필지가 시총의 82%
상반기 순이익 61% 증가해 188억원...주가는 1년 새 24% 하락

서울 서초구 양재동 224번지는 화물이 드나들던 물류 부지였다. 지금 이 자리에는 지하 4층, 지상 9층 데이터센터가 들어섰지만 땅 주인은 직접 건물을 짓지 않고 부지를 36년간 빌려주고 해마다 50억원을 받기로 계약했다.
이 부지 주인인 케이씨티시는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고 부두에서 짐을 부리며 창고를 운영하는 고려해운 계열 물류업체다. 케이씨티시는 트랙터 300여 대와 트레일러 900여 대, 컨테이너 전용 화차 27량을 운용하며 상반기 매출 5,566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케이씨티시는 서울에 보유한 9,782.6㎡, 3,000평이 채 안 되는 땅에서 물류 사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가 2016년 양재·우면 일대를 연구개발 거점으로 바꾸겠다고 하면서 이 부지의 용도 규제가 풀리자 케이씨티시는 2022년 10월 가야피에프브이라는 시행 법인과 지상권 계약을 맺었다.
이 땅은 원가모형을 적용해 과거 매입가 그대로 460억원으로 적혀 있다. 그러나 주석에 적힌 공정가치는 1,013억원으로 시가총액 1,235억원의 82%에 이른다.
시가총액에서 이 땅의 공정가치를 빼면 222억원에 불과한데 그 안에는 부산신항 컨테이너 부두와 전국 29만㎡ 컨테이너 야드, 덕평과 이천의 물류센터, 베트남과 태국의 현지법인이 모두 묶여 있다. 부채 4,722억원까지 뺀 나머지 자산에 시장이 내린 평가가 222억원인데 순자산 가치는 3,000억원을 웃돈다. 장부가액과 공정가치의 차이인 553억원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주력 사업의 실적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년 전 4,847억원에서 5,566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215억원에서 273억원으로, 순이익은 117억원에서 188억원으로 증가했다. 항만하역을 함께 하는 상장사 8곳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늘어난 곳은 케이씨티시와 선광 두 곳뿐이다. 중량물 운송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발전설비와 선박블록, 해상풍력 기자재를 실어 나르는 중량물 운송 매출은 상반기에만 1,232억원으로 2024년 한 해 1,109억원을 넘어섰다. 영광 낙월과 대만 펑먀오의 해상풍력,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물량도 상반기 실적에 포함됐다. 그런데도 주가는 1년 전 5,380원에서 4,115원으로 내렸다.
벌어들인 돈은 다음 부두 투자에 쓰인다. 차입금은 2025년 말 2,171억원에서 6월 말 2,344억원으로 늘었고 상반기 이자비용으로만 91억원이 지출됐다. 케이씨티시는 2025년 11월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공사를 시작했고 총사업비 1,921억원 사업에 운영출자자로 70% 지분을 들고 있다. 준공 예정 시점은 2028년 8월이다. 케이씨티시는 보고서에 "미래의 성장과 이익의 주주환원을 균형있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 균형은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2025년분 배당 주당 75원으로 결정됐고 3,000만 주를 합쳐 22억 5,000만원, 배당성향은 10.63%였다. 케이씨티시는 1998년 이후 해마다 결산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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