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통계 읽기

마을버스 두 배로 늘 때...시외버스는 10년 새 3분의 1 사라졌다

시외버스 노선 556개 폐지...이용객 54% 급감해 터미널 41곳 문 닫아

리지

업종별 버스현황2분

Illustration by Gemini

전국 버스는 지난 10년간 3,000대 넘게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도시와 지역을 잇는 시외버스는 지난 10년간 3분의 1이 줄었다. 전체 버스가 늘어나는 이면에서 지역 간 이동을 책임지던 장거리 교통망은 빠르게 축소됐다.

전국 버스 대수는 2014년 4만 6,348대에서 2024년 4만 9,465대로 3,117대 늘었고, 종사자도 8만 9,512명에서 11만 4,440명으로 2만 4,928명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는 도시 대중교통이 불어난 결과다. 지난 10년간 마을버스는 2,932대에서 5,772대로 96.9% 급증했고, 시내버스 역시 3만 1,821대에서 3만 4,865대로 3,044대 늘었다. 도시 안을 오가는 대중교통만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도시 밖을 달리며 지역을 잇던 버스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시외버스 대수는 2014년 7,830대에서 2024년 5,163대로 2,667대 줄어 10년 만에 34.1% 감소했다. 지난 10년간 시외버스 노선은 3,509개에서 2,953개로 556개 줄었고, 운송업체 수도 78곳에서 65곳으로 13곳 줄었다. 고속버스 역시 1,935대에서 1,475대로 23.8% 줄어들며 지역 간 장거리 교통망 전체가 흔들렸다.

버스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승객 감소다. 국토교통부 수송 통계에 따르면 시외버스 이용객은 2014년 2억 3,177만명에서 2023년 1억 699만명으로 53.8% 줄어 10년 새 승객 절반이 이탈했다. 고속버스 이용객도 3,487만명에서 2,041만명으로 41.5% 감소했다. 승객이 줄자 운송업체는 배차를 줄이고 노선을 정리했고, 배차가 줄어들자 이용자는 다른 교통수단으로 옮겨 갔다.

제도 차이가 시내버스와 시외버스의 운명을 갈랐다. 대도시 시내버스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송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하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종사자가 10년 새 6만 5,958명에서 8만 5,650명으로 29.9% 늘어났다. 반면 시외버스는 요금 수입에만 의존하는 민영 구조여서 유류비와 인건비가 오르고 승객이 줄어도 운송업체가 감당해야 했다. 버스 운행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노선 축소의 충격은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미쳤다. 버스가 멈춰 서자 전국 버스터미널은 2018년 326곳에서 2025년 말 285곳으로 41곳 줄었다. 경기 고양 화정터미널과 경북 성주터미널 같은 거점 터미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고, 대도시인 대전서남부터미널도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업을 신청했다. 고속철도가 닿지 않는 중소 도시 주민은 다른 지역으로 오갈 발이 묶였다.

10년 새 버스 업종별 보유대수 증감률 (단위=%) 2014년 대비 2024년 버스 보유대수 변동, 국토교통부 마을버스96.9 농어촌버스19.7 시내버스9.6 전체6.7 고속버스-23.8 시외버스-34.1
마을버스가 96.9% 늘어나는 사이 시외버스는 34.1% 줄었다.

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광역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필수노선으로 지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국무회의에서도 고속철도역이 없는 지역에서 버스 노선까지 줄어드는 교통 격차가 지적됐다. 하지만 도시 중심의 지원이 이어지는 동안 지역을 잇는 장거리 교통망은 외면받았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8월 26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10월 1일부터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운임 상한을 9% 올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운임 인상만으로 승객 감소의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나아가야 할 방향은 뚜렷하다. 요금 인상을 넘어 필수노선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 글이 어땠나요?

눌러 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소중한 참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