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대구 적자 딛고 대치동 입성한 HS화성...주가는 0.2배
상반기 분양 매출 98% 급감에도 순이익 56억...현금 1,262억이 시가총액 웃돌아
HS화성은 "화성파크드림"을 짓는 시공능력평가 48위의 대구 1위 중견 건설사다. 1958년 대구에서 토목건설업으로 출범한 뒤 반세기 넘게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방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구는 미분양의 늪이 됐다.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 6월 말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3,575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공사비는 뛰고 수요는 끊겨 2분기 대구 건설 수주는 지난해 2분기보다 94% 줄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구 3위 건설사 태왕이앤씨마저 미분양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대구 1위 건설사인 HS화성의 실적에도 안방의 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HS화성은 미분양을 피하려 신규 분양을 사실상 중단했다. 지난해 상반기 1,329억원이던 분양 부문 매출은 올해 상반기 27억원으로 98% 급감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도 2,672억원에서 1,506억원으로 44% 줄었다. 자체 분양 이익이 끊기면서 영업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129억원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5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반기보고서 주석을 들여다보면 다른 숫자가 나온다. 건설 사업에서 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도 상반기 순이익은 56억원 흑자를 냈다. HS화성이 지분 40%를 가진 관계기업 KCGI자산운용에서 상반기 지분법이익 55억원이 들어왔고, 지분 21.5%를 보유한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도 23억원이 반영됐다. 두 관계기업에서 나온 지분법이익만 77억원이고 상반기 회사로 들어온 현금 배당금만 52억원에 달한다.
지분 투자로 시간을 번 HS화성은 대구 밖으로 눈을 돌렸다. 대구의 분양 대신 서울의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에서 활로를 찾는 전략이다. HS화성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비취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돼 1,296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서초구 잠원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하이엔드 브랜드 "에크라"를 적용하는 사업이다.
HS화성의 자본(순자산)은 4,332억원인데 시가총액은 1,109억원에 머물러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5배로 순자산의 4분의 1 수준이다. HS화성이 보유한 현금과 단기금융자산만 1,262억원으로 시가총액을 153억원 웃돌고, 남양주 물류센터를 비롯한 투자부동산 장부가액도 1,489억원에 달한다.
HS화성의 시가총액 1,109억원에는 대구 분양 매출의 급감만 반영돼 있을 뿐, 50억원이 넘는 현금 배당금을 주는 지분과 서울 정비사업의 가치는 사실상 0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치동 정비사업의 착공과 완공이 실적으로 확인될 때 시장의 박한 평가는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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