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효성화학 1707억 흑자의 착시...시총은 왜 1900억에 멈췄나

2분기 영업이익 1,707억원 달성...단기차입금 1조 2,019억원에 가려진 시가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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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2분

Illustration by Gemini

지난 8월 반기보고서가 공시됐을 때 증권가는 주목했다. 효성화학은 2분기 석 달 동안 1,7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효성화학은 16분기 연속 적자를 끊고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에서 평가받은 효성화학 주가는 5만 1,700원, 시가총액은 1,960억원에 그쳤다. 석 달 동안 거둔 영업이익과 효성화학 전체의 시가총액이 맞먹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효성화학은 파이프와 포장재에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 폴리프로필렌(PP)과 필름을 제조해 판매하는 석유화학 회사다. 울산 공장과 함께 베트남 바리아붕따우성에 1조 5,000억원 규모의 수직계열화 기지를 세워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중국발 증설 경쟁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2022년부터 3년 동안 1조 81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4년 말에는 부채가 자산을 680억원 초과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에 빠진 효성화학은 대대적인 자산 매각에 나섰다. 반도체 세척용 가스를 생산하며 안정적인 이익을 내던 특수가스 사업부를 효성티앤씨에 9,215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여기에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부를 1,519억원에 처분하고 공장에 남아 있던 백금 촉매 1,050억원까지 모회사에 넘겨 현금을 확보했다.

자산 매각 효과로 재무구조는 빠르게 개선됐다. 매각 대금이 유입되며 2025년 말 자본총계가 6,331억원으로 늘어나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베트남 공장 가동률이 100%에 도달하자 2분기 1,7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표면적인 실적 개선에도 시장의 평가는 신중하다. 가장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던 특수가스 사업이 매각된 자리에 시황에 따라 변동하는 범용 화학제품만 남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6월 말 기준 효성화학의 차입금은 1조 5,145억원이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만 1조 2,019억원(79.4%)에 달한다. 시가총액 1,960억원의 여섯 배가 넘는 단기 부채가 남아 있다.

효성화학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2분기 흑자 공시 200,000 400,000 600,000 800,000 1,000,000 2020 2022 2024 2026 306,000 51,60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2분기 영업이익 1,707억원 흑자 전환이 공시된 구간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료 수급이 흔들리는 가운데 석유화학 업황이 다시 악화하면 효성화학의 차입금은 곧바로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한 해 수백억원을 넘는 금융비용은 화학 제품 마진이 줄어드는 순간 영업이익을 줄인다. 공시에서 효성화학은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수익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추가 위기가 닥쳤을 때 매각할 우량 자산은 더 이상 없다. 베트남 법인 지분 49%마저 주가수익스왑 계약으로 묶여 있는 상태다.

현재 주가 51,700원에는 2분기의 일시적 흑자보다 1조 2,019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더 무겁게 평가하는 시장의 판단이 반영돼 있다. 효성화학이 베트남 공장을 통해 화학 업황의 침체를 극복하고 자체 수익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이 평가가 바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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