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코아스, 매출 54% 조달청 입찰 막히는데...장부엔 메자닌만 쌓였다

조달청 3개월 입찰 제한에 관공서 매출 335억 타격...지난해 314억 적자에 자본 잠식 위기

리지

코아스2분

Illustration by Gemini

조달청이 가구 제조사 코아스에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 입찰 참가 자격을 3개월간 정지한다고 21일 통지했다. 사무실 책상과 의자, 칸막이를 만드는 이 회사에 이번 처분은 단순한 행정 제재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코아스가 관공서와 공공기관 납품으로 올린 매출은 335억 5,338만원으로 한 해 전체 매출 622억원의 53.9%에 달한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공 조달 입찰에 오는 30일부터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매출 절반이 묶이게 된 사유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경영진 시절에 발생한 하도급법 위반 벌점 누산이 이제야 행정처분으로 이어졌다. 당시 부과된 과징금과 시정명령은 2021년에 납부와 이행을 마쳤지만 조달청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5년이 더 지난 시점에 내려졌다. 회사는 "현 경영체제에서 새롭게 발생한 위반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과 제재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소송으로 시간을 번다 해도 본업의 부진은 가려지지 않는다. 퍼시스, 현대리바트와 함께 국내 사무용 가구 3대 제조사로 꼽히던 코아스는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2017년 1,141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 622억원으로 45% 줄었고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민간 기업의 사무실 가구 수요가 줄어드는 동안 회사는 공공 조달에 매출을 의존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체 매출 368억원 가운데 160억원(43.6%)이 조달청 창구에서 나왔다.

본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지배구조가 흔들렸다. 2024년 7월 창업주가 보유 지분을 투자조합에 매각했고 경영권이 넘어가자 장부에는 메자닌 채권이 줄지어 들어왔다. 시가총액이 200억원대에 머무는 회사에 전환사채 300억원과 신주인수권부사채 100억원이 발행됐다. 가구를 만들던 회사가 바이오 벤처 지분을 인수하겠다며 500억원 규모의 투자 약정을 맺었고 사채 발행과 매각 공시가 잇따랐다.

코아스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0 5,000 10,000 15,000 20,000 2020 2022 2024 2026 17,495 1,78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조달청의 공공 입찰 자격 3개월 제한 처분이 공시된 구간이다.

자본시장의 거래가 쌓이는 동안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코아스는 지난해 3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 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손실이다. 영업손실은 57억원이었지만 발행한 사채의 파생상품평가손실과 금융자산 처분 손실이 겹치며 금융비용이 90억원 넘게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347억원으로 줄어들었고 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코아스의 주가 1,763원, 시가총액 255억원에는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으로 공공 납품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법원이 효력 정지를 받아들이면 본안 판결 전까지 공공 조달 입찰에는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집행정지는 처분을 늦출 뿐 54%의 매출을 둘러싼 행정 제재 자체를 지우지 못한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매출의 절반이 즉시 사라지고 인용된다 해도 금융비용을 감당할 본업의 이익 창출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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