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자동차 부품 지주사 서연, 상장 자회사 지분 1,592억...시총 1,747억

순자산의 0.18배에 거래...모비스 해외 범퍼사업 인수의 이익과 대금은 미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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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2분

Illustration by Gemini

현대차와 기아가 자동차를 만들 때 서연 계열사들은 문 안쪽에 들어가는 도어트림과 시트, 시트 부품을 공급한다. 서연은 이 부품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다. 지난해 서연과 계열사들이 함께 올린 매출은 4조 9,161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했다.

그런데 8일 기준 서연의 시가총액은 약 1,747억원이다. 서연이 보유한 상장 자회사 두 곳의 주식만 같은 날 가격으로 계산해도 약 1,592억원이다. 이 주식들의 가치가 서연 시가총액의 약 91%에 해당한다.

서연이 가진 주식은 서연이화 지분 48.7%와 서연탑메탈 지분 37.5%다. 6월 말 공시에 나온 보유 주식 수에 8일 종가를 적용하면 서연이화 지분은 약 1,449억원, 서연탑메탈 지분은 약 143억원이다. 여기에 비상장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서연의 주가가 얼마나 더 올라야 한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본사의 부채와 다른 자산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장부에 적힌 순자산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다. 6월 말 서연과 계열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빼고, 서연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을 계산한 순자산은 9,669억원이다. 자회사의 다른 주주들에게 돌아갈 금액은 제외했다. 서연의 시가총액 1,747억원은 이 순자산의 0.18배로,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다만 이 순자산에는 서연 계열사들이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설비도 반영돼 있다. 공장에서 만드는 부품이 얼마나 팔리고 얼마의 이익을 남기는지에 따라 사업의 성과도 달라진다. 서연의 자산 규모를 평가할 때 수익성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서연과 계열사들은 지난해 매출 4조 9,161억원에서 영업이익 1,996억원을 남겼다. 영업이익률은 4.06%로, 매출 100원당 약 4원을 남긴 셈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52%였다. 매출 규모는 크지만 실제로 남기는 이익의 비중은 이 정도다.

판매처도 두 완성차 회사에 집중돼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의 77.3%가 현대차와 기아에서 나왔다. 서연 계열사들은 이 두 회사의 생산계획에 맞춰 부품을 공급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문량이 바뀌면 서연 계열사들의 납품 물량에도 영향을 준다.

서연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해외 범퍼 인수 검토 0 20,000 30,000 2020 2022 2024 2026 3,575 7,490
월봉 종가. 붉은 띠 시작 시점인 2026년 7월에 서연이 해외 범퍼사업 일부의 인수 검토·협의를 공시했다. 7월 31일 재공시에서도 구체적인 결정은 없었다.

이런 사업 구조에서 서연이 올해 7월 인수를 검토한다고 밝힌 것이 현대모비스의 해외 범퍼사업 일부다. 범퍼 공장을 인수하면 그 공장에서 만들던 제품의 매출과 운영비도 서연의 실적에 들어올 수 있다. 기존 부품사업에 해외 범퍼 생산을 더하는 거래인 만큼, 인수할 사업이 얼마나 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7월 3일 서연의 공시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서연은 31일 재공시에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어느 공장을 얼마에 인수할지, 서연이 얼마를 부담하고 어떻게 자금을 마련할지는 이 공시들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인수할 공장의 매출이 커도 이익이 적다면, 서연이 인수대금을 회수하는 데 오래 걸릴 수 있다. 대금을 빌려 마련하면 이자도 내야 하고 공장을 운영하는 비용도 계속 발생한다. 서연의 기존 사업이 매출 100원에서 약 4원을 남겼다는 점을 떠올리면, 새 공장의 규모만으로 인수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서연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과 순자산에 비해 시가총액이 낮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하지만 범퍼사업 인수가 이 차이를 줄여줄지는 인수할 사업의 이익과 대금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7월 31일 서연이 확인한 거래 진행 상황은 여전히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습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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