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청년 신규 채용 134만 개 역대 최저...노인 일자리는 400만 돌파
1분기 일자리 29만 개 늘었지만...청년과 고령층 신규 채용 격차 18만 개로 좁혀져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82만 8,000개로 1년 전보다 29만 2,000개 늘었다. 2024년 1분기 이후 여덟 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전체 일자리는 2,000만 개를 훌쩍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발표 지표만 보면 노동시장의 고용 한파는 말끔히 지나간 듯하다. 하지만 새로 사람을 뽑는 신규 채용에서 20대 이하 일자리는 134만 3,000개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은 116만 4,000개로 치솟아 청년과 고령층의 신규 채용 격차가 18만 개로 좁혀졌다.
전체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통계 결과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핵심 의문은 늘어난 일자리가 어디서 생겨났고 누구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올해 1분기에 늘어난 일자리 29만 2,000개 가운데 약 80%에 달하는 23만 3,000개는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였다. 이 연령대의 전체 일자리는 사상 처음으로 400만 9,000개에 이르며 400만 개 선을 단숨에 넘어섰다. 반면 청년층인 20대 이하 일자리는 1년 새 7만 6,000개 줄어든 284만 3,000개에 그쳤다. 2022년 4분기 이후 14분기 연속 감소세다. 그 결과 전체 일자리 수에서 60대 이상이 20대 이하 청년층을 116만 6,000개 웃돌 정도로 세대 간 일자리 역전 현상이 뚜렷해졌다.
전체 일자리보다 더 심각한 균열은 노동시장 관문인 신규 채용 시장에서 나타난다. 기업이 사람을 새로 뽑아 채운 신규 채용 일자리에서 20대 이하는 올해 1분기 134만 3,000개에 머물렀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8년 이후 최저치다. 2019년 1분기에 168만 개에 달했던 20대 이하 신규 채용은 7년 만에 33만 7,000개 줄어 20.1%나 축소됐다. 반면 60대 이상의 신규 채용 일자리는 2019년 1분기 81만 8,000개에서 올해 1분기 116만 4,000개로 42.3% 급증했다. 2019년 1분기만 해도 청년이 노인보다 두 배 넘게 많았던 신규 채용 시장의 격차는 86만 2,000개에서 17만 9,000개로 7년 만에 크게 줄었다.
청년 일자리가 어디서 줄었는지를 보면 사정은 더 심각하다. 청년층 일자리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제조업으로, 1년 새 2만 5,000개가 줄었다. 정보통신업과 공공행정에서도 각각 1만 4,000개씩 줄었고 건설업에서도 1만 1,000개가 감소했다. 청년들이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고 숙련을 쌓아 노동시장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할 양질의 정규직 취업 통로가 제조업과 정보기술 분야에서 일제히 닫힌 것이다.
반면 60대 이상에서 늘어난 일자리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증가분 가운데 가장 많은 9만 3,000개가 보건업과 사회복지 서비스업 한 분야에서 나왔다. 건물 청소와 경비 같은 시설관리와 지원 서비스업에서도 2만 4,000개가 늘었고 도·소매업에서도 2만 1,000개가 증가했다. 정부 재정이 투입된 직접 일자리와 노인 돌봄 서비스가 고령층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을 떠받쳤다. 미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주력 산업의 고용 창출은 얼어붙은 채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저임금 복지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 숫자의 외형만 부풀렸다.
이런 지적에 대해 노동 당국은 “저출생에 따른 청년 인구 감소와 기업들의 경력직 수시 채용 선호가 겹친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단순한 인구 통계적 요인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신규 채용 감소 폭이 지나치게 가파르다. 20대 이하 신규 채용 감소율(20.1%)은 2019년 이후 이어진 청년 인구 감소 속도를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갓 학교를 졸업한 청년이 경력을 쌓아갈 첫 일자리 자체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청년들은 구직을 포기하거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다.
임금근로 일자리 2,082만 개라는 지표만으로 고용 시장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년이 들어갈 취업문은 닫아둔 채 은퇴하지 못한 노인의 단순 일자리로 채워 넣은 일자리는 세대 간 불균형을 키우고 경제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갉아먹는다. 청년 취업문이 닫힌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한 화려한 일자리 총량 통계는 노동시장의 성장판이 닫히는 현실을 가리는 가림막으로 남는다. 2026년 11월 국가데이터처는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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