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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가입 역대 최대...집값 뛰자 위약금 물고 해지
올 상반기 신규 가입 8879건...중도해지도 1410건으로 4년 반 만에 최대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매달 생활비를 받는 대표적인 노후 안전망이다. 정부가 주택연금 월 수령액을 올렸다. 그러자 올해 상반기 신규 가입은 8,879건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인 지난해 하반기(6,977건)와 비교하면 27.3%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손해를 무릅쓰고 계약을 깬 사람도 늘었다. 중도해지가 1,410건으로 4년 반 만에 가장 많았다. 집을 맡기려는 사람과 되찾으려는 사람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정부가 연금 지급액을 올리자 가입자가 몰렸다. 정부는 지난 3월 계리모형을 손질했다. 연금 수령액에 집값 상승분을 더 많이 반영했다.
72세 평균 가입자의 4억원 주택은 월 수령액이 늘었다. 129만 7,000원에서 133만 8,000원으로 올랐다. 매달 4만 1,000원(3.1%)을 더 받게 됐다. 12억원 주택도 월 수령액이 뛰었다. 336만 7,000원에서 350만 3,000원으로 올랐다. 매달 13만 6,000원(4.0%) 늘어난 금액이다. 수령액이 오르자 4월 한 달에만 2,322명이 새로 가입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반대편에서는 거액의 손실을 감수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사람이 잇따랐다. 주택연금을 중도에 해지하려면 그동안 받은 연금 전액을 갚아야 한다. 복리 이자까지 현금으로 한 번에 돌려줘야 한다. 가입 때 낸 주택가격의 1.5%에 달하는 초기보증료도 마찬가지다. 3년이 지나면 돌려받을 수 없다.
4억원 주택은 초기보증료 600만원을 포기해야 한다. 12억원 주택은 그 부담이 1,800만원에 달한다. 해지한 주택은 3년간 재가입도 제한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도 중도해지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늘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던 2021년 중도해지 건수는 4,118건까지 치솟았다. 수령액은 가입 당시 집값으로 고정돼 있다. 시세가 뛰자 위약금을 물더라도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사람이 몰렸다.
반면 시장이 침체된 2023년에는 해지가 1,666건으로 줄었다. 집값이 오르면 해지가 늘고 내리면 가입이 늘었다. 이런 흐름이 반복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두 흐름이 동시에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다시 반등했다. 그 영향으로 상반기 중도해지는 1,410건으로 늘었다. 2021년 하반기(2,023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6월 한 달에만 260명이 위약금을 내고 연금을 해지했다. 한쪽에서는 생활비가 필요해 집을 맡겼다. 다른 쪽에서는 집값 상승 기대감에 노후 안전망을 벗어났다.
주택연금은 집값이 크게 떨어져도 연금을 줄이지 않는다. 남은 가치는 상속인에게 돌려준다. 손실 위험은 공공이 진다. 혜택은 가입자가 누리도록 설계한 제도다.
하지만 가입자 상당수에게 집은 여전히 자산으로 남아 있었다. 시세차익을 얻거나 자녀에게 물려줄 대상이다. 연금 수령액을 올려도 집값 상승에 대한 미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주택연금 보증잔액은 12만 2,300건이다. 2024년 말에는 10만 5,127건이었다. 1년 7개월 만에 1만 7,173건 늘었다. 이 기간 중도해지로 빠져나간 주택은 4,045채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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