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통계 읽기

한우, 같은 값에 팔고도...20마리 키우는 농가만 15년 내리 적자

지난해 한 마리에 371만원 손실...100마리 이상 농가의 6.6배

리지

한우 비육우 두당 수익성2분

추석을 앞두고 한우 등심 1등급은 100g에 1만1029원에 팔려 1년 전보다 21.4% 올랐다. 사육 마릿수가 줄면서 도축 물량도 함께 줄어든 탓으로 장을 보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는 국가 공식 통계를 작성하는 국가데이터처가 해마다 내는 축산물생산비조사다. 가축을 기른 농가가 얼마를 쓰고 얼마를 벌었는지 조사해 농업정책을 세우는 근거로 삼는 통계로, 한우 수익성 자료는 2003년치부터 쌓여 있다.

소를 키운 사람의 장부는 다르다. 국가데이터처는 축산물생산비조사의 목적을 "농축산물 적정가격결정 및 경영개선 등 농업정책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제공"이라고 밝혔는데, 정책의 근거로 쓰이는 이 기초자료를 보면 지난해 고기를 내려고 살을 찌우는 소, 한우 비육우는 한 마리를 팔 때마다 99만9000원씩 손해를 봤다. 도매시장 경매에서 낙찰된 값인 경락가격이 1㎏에 1만9645원으로 9.4% 오른 해에 그랬고, 지난해로 4년째 적자다.

비육우 농가는 아직 덜 자란 어린 소, 송아지를 사다 키워서 팔기 때문에 파는 값이 오르면 사 오는 값도 같이 오른다. 지난해 6~7개월 된 수송아지가 농가에서 거래되는 산지가격은 한 마리에 411만5000원으로 16.2% 올랐다.

이 조사에도 흑자 항목이 하나 있다. 송아지값과 사료값을 다 빼고도 소득 항목은 한 마리에 45만4000원 흑자인데, 주인 자신의 품삯이 두 숫자를 갈랐다. 소득은 밖으로 나간 돈만 빼는 반면, 순수익은 주인이 직접 한 일을 일당으로 계산해 한 번 더 뺀다.

주인의 품삯까지 빼고 남은 이 적자가 모두에게 똑같이 온 것은 아니다. 소를 팔아 손에 쥔 돈은 20마리 미만을 키우는 농가가 896만원, 1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가가 892만원으로 거의 같았지만, 순수익은 20마리 미만 농가가 371만원 적자, 100마리 이상 농가가 56만원 적자로 6.6배 차이가 났다.

작은 농가의 적자는 소값이 떨어지기 한참 전부터 쌓여 왔다. 20마리 미만 농가의 순수익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내리 적자였다. 한 마리 총수입이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던 2021년에도 20마리 미만 농가는 169만원을 잃은 반면, 그해 100마리 이상 농가는 129만원 흑자를 냈다.

소를 적게 키운 농가일수록 크게 잃었다 (단위=만원) 사육 규모별 한우 비육우 한 마리당 순수익, 2025년 -37120마리 미만 -17620~49마리 -3250~99마리 -56100마리 이상 전체 평균 -100만원
20마리 미만 농가의 손실이 100마리 이상 농가의 6.6배다

사람 손이 두 농가를 갈랐다. 지난해 주인의 품삯인 자가노동비는 20마리 미만 농가에서 한 마리에 254만원, 100마리 이상 농가에서 46만원으로 5.5배 차이가 났다. 밖으로 나가는 돈도 작은 농가가 더 써서, 사료비만 한 마리에 7만6000원 더 들었다.

적자가 15년 쌓이는 동안 작은 농가는 소를 포기했다. 20마리 미만 한우 농가는 2015년 말 6만5993곳에서 올해 6월 3만2653곳으로 절반 아래가 됐다. 2015년 말 이후 100마리 이상 농가는 5704곳에서 7913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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