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아내만 취업한 집, 집안일도 아내가 더
아내만 취업해도 하루 가사노동 2시간 40분...남편보다 54분 길어

아내만 취업한 집에서도 아내가 집안일을 더 오래 한다. 통계청이 국민의 하루 생활을 조사한 2024년 생활시간조사에서 아내 외벌이 가구의 아내는 남편보다 하루 54분 더 가사노동을 했다. 돈을 버는 사람이 집안일을 덜 맡는다는 설명대로라면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이 더 짧아야 하지만 부부의 취업 상태에 따라 시간을 나눠 보면 조사 결과는 이 설명과 맞지 않았다.
생활시간조사는 통계청이 국민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파악하고 생활양식과 삶의 질을 측정할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1999년 처음 실시한 조사다. 5년마다 실시하며 이 글은 2024년 조사에서 부부의 취업 상태에 따라 나눈 가사노동 시간을 살펴본다.
남편이 생계를 책임지고 아내가 집안일을 맡는 분업은 직장 일을 마친 사람에게 집안일을 똑같이 요구하기 어렵다는 시간의 제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부부 중 남편만 취업한 남편 외벌이 가구의 취업하지 않은 아내(조사 시점의 지난 1주일 동안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는 남편보다 가사노동 시간이 훨씬 길다. 그런데 아내만 취업한 집에서도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은 남편보다 길었다.
가사노동에는 가족을 돌보는 시간도 포함되는데 통계청이 조리와 식후 정리 등을 뜻하는 음식준비와 청소 등이 포함된 가정관리 시간에 가족과 가구원 돌보기 시간을 더해 집계하기 때문이다. 응답자는 자신이 한 행동을 10분 단위로 시간일지에 직접 기록한다. 통계청은 전체 평균 시간을 설명하며 "특정 행동을 하지 않은 사람도 포함"이라고 밝혔다.
집안일을 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아내 외벌이 가구의 아내는 하루 2시간 40분을 가사노동에 쓴 반면 남편은 1시간 46분을 썼다. 하루 가사노동 시간은 평일과 주말을 모두 반영해 평균을 낸 수치다. 아내만 취업해도 가정관리와 가족 돌보기를 합친 부담은 아내가 더 컸다.
아내 외벌이 가구의 아내는 맞벌이 아내보다 가사노동을 하루 11분 적게 했을 뿐이어서 맞벌이 가구와 비교하면 아내의 부담이 크다는 점이 더 뚜렷해진다. 남편 외벌이 가구와 맞벌이 가구에서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 차이도 2분에 그쳤다. 아내가 취업한 가구와 취업하지 않은 가구를 나눠도 취업한 남편의 집안일 시간은 거의 같았다.
물론 가사노동 시간 비교만으로 남편의 태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 아내 외벌이 가구의 남편이 일을 하지 않는 이유와 건강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개인의 선택을 판단할 수 있다. 가구 유형별로 부부의 연령과 자녀 구성이 같다고 가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조사상의 한계를 감안해도 취업 여부만으로 집안일 분담을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아내만 취업한 가구에서도 아내가 더 오래 집안일을 한다는 평균 가사노동 시간의 차이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가사노동 분담을 취업 여부에 따른 자연스러운 분업으로 설명하면 아내 외벌이 가구의 하루를 설명할 수 없다. 아내 외벌이 가구의 아내는 가족을 돌보는 일뿐 아니라 음식을 준비하고 식후 정리를 하는 데도 남편보다 시간을 더 썼다. 아내만 취업한 집에서 아내는 남편보다 음식준비에 하루 42분을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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