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국세 체납 114조 쌓였는데...80%는 압류할 재산 없어 징수 보류
10억원 이상 체납자 1.2%가 체납액 48% 차지...명단 공개 45조원 중 징수는 3945억원

세수 결손이 생길 때마다 국세 체납액 징수가 주요 대책으로 꼽힌다. 2025년 국세청 장부에 적힌 누계 체납액은 114조 969억원이고 체납자는 133만 7,920명이다. 한 해 걷히는 국세 수입의 3분의 1에 이르는 규모다. 국세청은 현장 추적팀을 늘리고 은닉재산 신고 포상금을 올리며 징수 활동을 강화해 왔다.
체납 내역을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실상은 사뭇 다르다. 체납액 114조원 가운데 80.3%인 91조 6,227억원은 세무서가 징수를 멈춘 정리보류 항목으로 묶여 있다. 압류할 재산이 없거나 폐업으로 징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절차를 멈춘 돈으로 과거 결손처분이라 부르던 것이다. 국세청이 실제로 독촉장을 보내며 재산을 추적하는 정리 중인 체납액은 22조 4,742억원으로 전체의 19.7%에 불과하다.
체납액은 극소수 고액 체납자에게 쏠려 있다. 10억원 이상을 내지 않은 체납자는 1만 6,423명으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 고액 체납자의 체납액은 54조 9,960억원으로 전체의 48.2%를 차지한다. 1인당 평균 33억 4,872만원인 고액 체납액 55조원 가운데 88.8%인 48조 8,258억원이 정리보류 상태다. 고액 체납자가 밀린 세금의 89%는 국세청도 압류할 재산이 없다고 보고 징수를 멈췄다.
500만원 미만을 내지 못한 소액 체납자의 사정은 다르다. 소액 체납자는 61만 5,664명으로 전체 인원의 46.0%에 달하지만 체납액은 9,785억원으로 전체의 0.9% 수준이다. 1인당 평균 159만원인 소액 체납액은 74.3%인 7,270억원이 여전히 정리 중인 체납으로 남아 있다. 10억원 이상 고액 체납액은 89%가 징수 보류로 분류됐지만 수백만원을 밀린 영세 체납자는 세무서의 체납 처분과 계좌 압류를 받는다.
국세청은 2억원 이상 체납자의 명단을 해마다 공개하지만 실제로 걷은 현금은 적다. 2025년 누적 명단 공개 대상자는 5만 7,450명이고 체납액은 45조 396억원이다. 국세청이 2025년 명단 공개자에게서 징수한 현금은 7,501명 3,945억원으로 공개 체납액의 0.9%에 불과했다. 그동안 걷은 누적 현금 징수액 3조 5,989억원을 전부 합쳐도 누적 체납액의 8.0%에 그친다.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는 5억원 이상이면 10년이다. 재산을 타인 명의로 돌리고 10년을 버티면 수십억원의 세금 납부 의무는 사라진다. 반면 폐업하지 못한 영세 체납자는 소액의 세금 때문에 통장이 묶이고 금융거래가 막힌다. 2021년 99조 8,607억원이던 누계 체납액은 2025년 114조 969억원으로 4년 새 14조 2,362억원 늘었다. 정리보류 금액만 3조 2,156억원 불어나 91조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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