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분배 지표는 사상 최저라는데...하위 20% 이자 지출은 36% 급증
지원금으로 메운 소득 70%...이자·식비 급증에 매달 28만원 적자

정부가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97배를 기록했다. 200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빈부 격차가 역대 최소로 좁혀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매달 금융기관에 치른 이자비용은 1년 만에 36.1% 급증했다.
이 글의 근거는 국가데이터처가 분기마다 공표하는 "소득5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전국, 1인이상)" 통계다. 전국 표본 가구의 수입과 지출 명세를 5개 소득 계층으로 나누어 기록하는 국가 통계다. 1분위는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로, 2분기 기준 평균 가구원 수는 1.34명이고 가구주 평균 연령은 62.2세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지난해 2분기 2만 1,859원에서 올해 2분기 2만 9,742원으로 늘었다. 절대 금액은 작아 보이지만 증가율 36.1%는 전 계층 가운데 가장 높다. 전체 가구의 평균 이자비용 증가율(12.1%)과 비교하면 세 배에 달한다. 2분위는 9.2%, 4분위는 9.9% 늘었고, 중간층인 3분위는 오히려 3.2% 줄었다.
분배 지표가 4점대로 낮아진 배경에는 1분위의 소득 증가가 있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 3,097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7.5% 늘었다. 하지만 이 소득의 구성을 뜯어보면 실상은 다르다. 1분위 소득의 69.9%에 달하는 89만 6,953원은 정부 지원금과 연금으로 채운 이전소득이었다.
정부가 4월부터 지급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반영되면서 1분위 가구의 공적이전소득은 69만 4,196원으로 11.6%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도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인한 공적 이전소득 증가가 전체 소득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1분위 가구가 스스로 번 돈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근로소득은 월 23만 2,657원에 그쳤고 사업소득은 12만 9,09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0.8% 감소했다. 일해서 번 두 항목을 합쳐도 월 36만 1,747원으로 전체 소득의 28.2%에 그쳤다.
벌이가 늘지 않은 상황에서 먹거리 물가 부담까지 겹쳤다. 1분위 가구의 외식비 지출은 지난해 2분기 15만 9,761원에서 올해 2분기 18만 3,926원으로 15.1% 뛰었다. 식료품과 외식을 합친 식비 지출(47만 3,148원)은 소비지출의 34.5%를 차지했다. 필수 지출과 이자가 함께 늘면서 1분위 가구는 올해 2분기에도 매달 27만 7,163원의 적자를 냈다.
지원금을 보태 통계상 소득을 끌어올려도 이자 지출은 줄어들지 않았다. 1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125.3%로 처분가능소득보다 25%를 더 썼다. 정부 지원금으로 통계상 5분위 배율은 4점대로 떨어졌지만 살림의 적자는 해소되지 않았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월평균 소득 1,115만원을 올려 생활비와 세금을 다 내고도 342만원의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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