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읽기
돈 없어 못 한다더니...기부 외면 사유 10년 새 "관심 없음" 2.5배
월 600만원 가구도 "관심 없다" 43%로 최다...기부 안 한 사람 76%는 앞으로도 기부할 생각 없어

기부 참여율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사람들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를 먼저 떠올리며 생활비 부담에 남을 도울 여력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계청이 2년마다 국민 의식을 표본으로 조사하는 사회조사를 보면 사정이 다르다. 지난 10년간 기부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대답은 줄고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라는 대답은 급증했다.
국가통계포털의 "기부 여부 및 기부하지 않은 이유" 통계를 보면 2015년에는 기부하지 않은 사람의 63.5%가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답해 셋 중 둘은 쓸 돈이 부족해 기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비율은 2019년 51.9%로 줄었고 2025년 조사에서는 46.5%까지 떨어져 10년 사이 17.0%포인트 줄었다.
경제적 이유가 줄어든 자리를 무관심이 채웠다. 2015년 15.2%에 그쳤던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은 2021년 35.0%로 올랐고 2025년에는 37.5%에 달했다. 10년 사이 2.5배로 늘어나며 기부하지 않는 사람 열에 넷 가까이가 나눔이라는 행위 자체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셈이다.
소득이 높은 가구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25년 조사에서 월평균 가구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사람 중 기부하지 않은 이들은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42.9%)를 가장 많이 꼽아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34.7%)보다 8.2%포인트 높았다. 500만원 이상 600만원 미만 구간에서도 관심이 없다는 응답이 41.0%로 경제적 이유(38.3%)를 웃돌았다.
모금 단체를 믿지 못해서 생겨난 일도 아니어서, "기부단체 등 불신"을 이유로 든 비율은 2019년 14.9%까지 올랐으나 2025년에는 9.0%로 낮아졌다. 회계 부정이나 운영 미숙을 둘러싼 논란이 기부를 꺼리게 만든 주된 원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모금 단체를 향한 불신보다 남을 돕는 일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타인과의 연결이 줄어들면서 20대와 30대의 기부 참여율도 낮아, 2025년 조사에서 20대의 기부 참여율은 18.7%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기부하지 않은 20대의 35.5%와 30대의 38.6%가 기부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상황에서 세액공제나 간편결제 같은 유인책은 나눔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 유효한 대책이 되지 못한다.
앞으로 기부하겠다는 사람도 많지 않다. 2025년 사회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0.4%가 "앞으로 기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고 지난 1년간 기부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좁히면 76.0%가 앞으로도 기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나눔을 멈춘 사람 넷 중 셋은 다음 기부도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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