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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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취업시간 감소...덜 일했다는 통계가 일자리 질 악화일까

10년간 취업자 259만 명 증가...주 53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314만 명 감소

리지

취업시간별 취업자3분

취업자 수가 늘어도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감소할 수 있다. 취업자 수와 근무시간을 조사하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시간별 취업자" 표에는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가 조사 기준 주간에 실제로 일한 시간인 취업시간에 따라 구분돼 있다. 이 표에서 전체 취업자 수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259만 1,200명 늘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동안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73만 2,100명 감소했다.

이처럼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고 근무시간이 긴 일자리도 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의 감소를 곧바로 일자리의 질이 나빠진 증거로 보기도 어렵다.

이 표에는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집계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짧은 사람도 포함된다. 취업시간은 주된 일과 다른 일에서 일한 시간을 합산한 것이다. 이 표의 취업자 수는 회사가 채용한 자리의 수와 집계 범위가 다르다는 점에서 두 수치를 구분해야 하듯, 근로계약에 정해진 시간과 실제 근무시간도 구분해야 한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15.3%에서 2025년 25.2%로 높아졌다. 2025년에는 취업자 4명 중 1명이 조사 기준 주간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했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비율을 모두 시간제 계약으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로 볼 수는 없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 낸 설명자료에는 평소 주 40시간 일하는 취업자가 대체휴무일에 쉬면 실제 근무시간을 32시간으로 응답하는 사례가 나온다. 이 취업자는 근로계약을 바꾸거나 다른 직장으로 옮기지 않아도 그 주에는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에 해당한다.

이번 비교에는 특정 달의 수치 대신 연평균을 썼다. 그렇다고 연평균 수치에서 조사대상 주간의 공휴일 영향을 제거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제 근무시간이 짧다는 사실만으로 평소에도 짧은 시간만 일하도록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

통계청은 조사표에서 연휴가와 공휴일 때문에 근무시간이 줄었는지, 일시적으로 일거리가 없었는지를 따로 묻는다. 그러나 취업시간별 인원만 실린 표로는 이런 사유를 구분할 수 없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의 감소도 시간대별로 구분하면 해석이 달라진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조사대상 주간에 실제로 주 36~52시간 일한 취업자 수와 주 53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 수를 합친 것이다.

주 53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313만 9,000명 감소했다. 반면 주 36~52시간 취업자 수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동안 240만 6,800명 증가했다. 주 36~52시간 취업자 수 증가분보다 주 53시간 이상 취업자 수 감소분이 커서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감소했다.

취업시간대별로 갈린 10년간 증감 (단위=만 명) 2015년 대비 2025년 연평균 취업자 수, 실제 취업시간 기준. 일시휴직자는 별도 집계 주 36시간 미만323.6 주 36~52시간240.7 주 53시간 이상-313.9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를 시간대별로 구분하면 장시간 취업자 수는 감소한 반면 주 36~52시간 취업자 수는 증가했다. 수치는 각 구간의 연평균 인원 증감으로, 개인의 이동을 추적한 결과는 아니다.

이처럼 장시간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까지 일자리의 질이 나빠진 증거로 삼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장시간 일하던 사람이 근무시간을 줄여 주 36~52시간 구간으로 이동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비교한 수치는 연평균 인원의 차이다. 개인의 이동을 확인한 자료가 아니다. 이 표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는 두 구간의 인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변했다는 사실에 한정된다.

전체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2015년 43.7시간에서 2025년 38.2시간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 평균만으로는 일을 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늘었는지 알 수 없다.

통계청은 조사대상 주간의 실제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에게 추가취업 희망을 따로 묻는다. 통계청은 근무시간을 늘리거나, 다른 일을 더 하거나,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일로 바꾸고 싶은지, 현재대로 일하고 싶은지를 조사한다. 이 응답을 통해 해당 취업자 가운데 더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과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취업자 수와 취업시간으로는 고용의 서로 다른 측면을 파악할 수 있다. 취업자 수로 임금과 고용의 안정성을 판단할 수 없듯, 취업시간만으로 근무시간이 짧은 이유를 판단할 수 없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73만 2,100명 감소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동안 주 36~52시간 취업자 수는 240만 6,800명 증가했다. 이 표에는 근무시간이 짧은 사유와 추가취업 희망에 따른 인원이 없어 더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시간대별 인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변했고 근무시간이 짧은 이유와 추가취업 희망도 확인되지 않으므로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의 감소만으로 일자리의 질이 나빠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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