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오늘의 역사

칵테일 체리는 장식이니까...금지된 붉은 색소가 11년 더 쓰였다

개 실험으로 식품에서 빠진 붉은 4호...체리 한 가지 예외로 1976년까지 살아남아

리지

1976년 9월 22일2분

미국 식품의약국은 1976년 9월 22일 붉은 색소 하나를 식품에서 완전히 퇴출했다. 이 색소는 11년 전에 이미 일반 식품에서 빠진 물질이다. 개에게 많이 먹인 실험에서 부신과 방광이 상했다는 자료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붉은 4호는 칵테일 잔에 얹는 체리 한 가지에 남아 있었다. 예외의 근거는 그 체리를 음식으로 치지 않는 분류였다.

붉은 4호는 원래 이름이 스칼릿 GN인 합성 아조 계열 색소다. 미국은 식품용 붉은 색소로 승인하며 번호를 붙였다. 유럽경제공동체도 1962년 지침으로 E125라는 번호를 붙여 식품에 쓰게 했다. 식품에서 밀려난 뒤에는 샴푸와 거품 목욕제, 물비누에 색을 내는 화장품 색소로 남았다.

1960년에 예외가 놓일 자리가 생겼다. 미국 의회는 그해 색소 개정법을 통과시키며 입증 책임을 뒤집었다. 그전에는 정부가 해롭다는 증거를 내놓아야 색소를 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업계가 안전하다는 증거를 내놓아야 색소를 쓸 수 있었다. 다만 이미 시장에 깔려 있던 색소는 잠정 목록에 올려 시험이 끝날 때까지 쓰게 했다. 붉은 4호도 그 목록에 있었다.

개 실험 자료가 나오자 식품의약국은 잠정 목록에서 붉은 4호를 내렸다. 그리고 1965년 마라스키노 체리와 삼키는 약의 겉면에 한해 이 색소를 다시 허용했다. 마라스키노 체리는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해안의 자다르 일대에서 검고 신 마라스카 체리를 같은 열매로 빚은 마라스키노 리큐어에 재워 만들던 절임이다. 칵테일 잔에 얹는 붉은 체리는 그 이름을 물려받은 미국식 모조품이다. 암을 일으키는 색소는 양과 무관하게 금지한다고 규정한 딜레이니 조항이 법에 이미 있었다. 그러나 개에게서 나온 증상은 장기 손상에 그쳤으므로 체리 예외는 이 조항에 걸리지 않았다.

체리 업계가 색소를 뺄 수 없었던 까닭은 그 물건의 정의에 있다. 오리건주립대 원예학 교수 어니스트 비간트가 소금물에 칼슘염을 넣어 체리를 단단하게 굳히는 방법을 찾아낸 뒤로 아황산으로 색을 뺀 다음 다시 색을 입히는 공정이 업계 표준이 됐다. 식품의약국이 정한 규격도 마라스키노 체리를 "붉게 물들이고 설탕에 절인 뒤 쓴아몬드유로 향을 낸 설탕 시럽에 담은 체리"라고 규정했다. 규격 자체가 색소를 요구한 것이다.

체리 예외는 오래가지 못했다. 식품의약국은 개의 방광에서 종양이 나왔다는 자료를 받고 체리 예외를 폐지했다. 체리 가공업체들은 이미 승인받아 있던 붉은 40호로 색소를 바꿨다. 이 색소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식용색소다.

체리에만 예외를 두는 방식은 미국에서 끝나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1994년 붉은 3호로도 부르는 에리트로신을 식품에서 거의 다 뺐지만 칵테일 체리와 설탕에 절인 체리는 남겼다. 유럽에서는 지금도 이 두 가지에 한해 이 색소를 쓸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25년 이 색소마저 식품에서 금지했다. 그 조치는 2027년부터 효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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