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루나 3호, 돌아오지 않은 필름으로 그린 달 지도
탐사선 안에서 현상한 사진을 전파로 전송...달 뒷면 70% 촬영으로 지도집 제작
1959년 오늘, 달 뒷면을 지난 소련 탐사선 루나 3호의 카메라가 촬영을 마치자 촬영한 사진을 필름에 드러내는 장치인 자동 현상기가 사진을 기록하는 재료인 필름을 현상하고 말려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사진이 완성됐다. 이 필름은 끝내 지구로 돌아오지 않았지만 지상 연구진은 달 뒷면의 지도를 그렸다.
루나 3호는 소련이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 뒷면을 촬영하려고 만든 무인 달 탐사선으로, 1959년 10월 4일 발사됐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 뒷면을 찍으려고 카메라와 현상기를 함께 보냈지만, 현상한 필름에도 지구까지 돌아올 수단이 필요했다. 탐사선에 실린 스캐너는 필름에 빛을 비춰 필름을 통과한 빛의 밝기를 전기 신호로 바꿨고, 이 신호를 전파로 보내면 지구에서 사진을 재현할 수 있었다.
필름을 현상하는 데 성공해도 전송은 별개의 일이어서 지상 연구진은 신호가 약한 초기 전송에서 사진을 받지 못했다. 탐사선이 지구에 가까워진 뒤에야 사진들이 도착했으니 오늘 찍은 사진을 오늘 받지는 못한 셈이다. 지구로 돌아오는 필름을 기다릴 필요는 사라졌어도, 사진을 받을 거리는 여전히 중요했다.
연구진이 받은 사진의 화질은 좋지 않았지만 촬영 범위는 달 뒷면의 70%에 달했고, 사진은 망원경으로 볼 수 없던 지형을 구별할 만큼은 선명했다. 소련 과학자들은 이 사진을 분석해 이듬해 달 뒷면 지도집을 냈다. 탐사선을 회수하지 않고도 지도를 만들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사진으로 만든 지도에 들어갈 지형은 지구에서 보던 달과 달라 사진 속 뒷면에는 앞면에서 익숙하게 보던 검은 평원이 훨씬 적었다. 연구진은 직접 본 지형에 이름을 붙였다. 사진을 전파로 받으면서 달 지도의 범위가 지상 관측으로 보이는 쪽을 넘어섰다.
한국도 달 뒷면의 사진을 전파로 받았다. 달을 관측하는 한국의 탐사선 다누리는 2023년 달 뒷면을 촬영해 지구로 보냈다. 항공우주 기술을 연구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 성과를 설명하며 "안정적인 달 관측" 능력을 확인했다. 다누리 발사 1주년 기념식에서는 유인 달 착륙 후보지가 있는 아문센 분화구의 사진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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