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오늘의 역사

베른 조약 152년...배달 보상 생략에서 취급비 정산으로

1971년 도착국 취급비 시행...미 우정청의 2017회계연도 해외 유입 통상우편 취급비 수입, 비용보다 1억7,000만달러 부족

리지

1874년 10월 9일5분

Illustration by Gemini

152년 전 오늘, 1874년 10월 9일 스위스 베른에서 체결된 베른 조약은 회원국 사이의 국제 우편 규칙을 정한 협약이다. 요금을 선납한 편지의 배달비를 따로 정산하지 않도록 했다. 편지를 부치는 발송인이 낸 요금은 편지를 보내는 나라인 발송국의 우정 당국이 보유했다. 편지를 받는 나라인 도착국의 우정 당국은 편지를 배달해도 발송국으로부터 별도 보상을 받지 않았다. 이 협약에 따라 설립된 일반우편연합이 오늘날 만국우편연합(UPU)의 출발점이다. 창설자들은 편지에 답장이 오면 양쪽이 보내고 받는 물량도 대체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고, 따라서 배달비를 따로 정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베른 조약 체결 이전까지 국제 우편의 요금과 운송 조건은 국가별 양자 협정에 따라 달랐다. 독일 하인리히 폰 슈테판의 제안으로 모인 22개국은 단일 우편 영토를 선언했다. 회원국 사이에서는 발송국에서 유효한 우표로 요금을 선납하면 경유국 우표를 따로 붙일 필요가 없었지만, 우정 당국은 경유 운송비를 계속 정산해야 했다. 회원국들은 조약이 발효되면 기존 협정에서 조약과 충돌하는 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다만 별도 협정을 유지할 권리까지 없애지는 않았다. 회원국들은 비회원국과 우편을 주고받을 때도 별도 협정과 추가 요금을 인정했다.

하지만 페르시아에서는 받은 인쇄물에 대응하는 반대 방향의 인쇄물 발송이 없어, 편지의 답장을 전제로 한 물량 균형이 성립하지 않았다. 그 결과 페르시아가 부담한 인쇄물 운송·배달 비용을 보상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UPU의 제도 변천 기록에 따르면 페르시아 대표단은 1906년 로마 총회에서 전년도의 우편 물량을 보고했다. 페르시아는 해외 인쇄물을 32만부 넘게 받았지만 해외에 발송한 인쇄물은 없었다고 보고했다. 대표단은 받은 인쇄물의 운송·배달 비용을 보상해 달라며 발송국이 받은 요금 일부를 요구했지만, 총회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발송한 우편보다 받은 우편이 많은 나라는 배달비를 정산하지 않는 제도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커졌다. 1964년에는 여러 회원국이 늘어난 처리 비용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UPU 회원국들은 1969년 도쿄 총회에서 도착국에 처리·배달 비용을 지급하는 도착국 취급비 제도를 채택했다. 시행일은 1971년 7월 1일이었다. 회원국들은 처음에는 선박·육로로 주고받는 우편물의 무게 차이를 기준으로 비용을 정산했다. 우편물을 더 많이 보낸 나라가 더 많이 받은 나라에 처리·배달 비용을 지급했다.

정산 제도가 생긴 뒤에도 도착국이 취급비로 실제 배달 비용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2010년대에는 국가의 발전 수준 등에 따른 분류별로 취급비 산정 단가인 요율이 달랐다. 중국에는 기존 개도국 분류에 따라 낮은 취급비가 적용됐다. 미 우정청 감사실은 2015년 보고서에서 중국발 우편의 UPU 취급비가 미국의 처리·배달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취급비는 발송국에서 우편 처리·배달을 맡는 우편사업자가 도착국 우편사업자에 지급하는 정산액을 말하며, 발송인이 우편물을 보내기 위해 내는 전체 배송요금과는 범위가 다르다.

미 우편규제위원회(PRC)의 2017회계연도 보고서에 나온 미국 유입 통상우편 상품의 수입은 미 우정청이 해외 우편사업자로부터 받은 취급비 수입을 뜻한다. 미 우정청이 2017회계연도에 이 통상우편 상품에서 얻은 취급비 수입은 해당 상품에 귀속되는 비용보다 1억7,000만달러 부족했다. 이 통상우편 상품의 범위에는 편지·인쇄물·소형 포장물 등이 포함되지만, 국제 소포와 빠른 배달을 위한 서비스인 특급우편은 제외된다. 이 부족액은 여러 나라에서 들어온 통상우편 상품의 비용 대비 수입 부족액인 만큼 중국발 우편만의 손실로 볼 수는 없고, 미국이 해외에 발송한 우편의 손익도 이 부족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PRC는 당시 미 우정청이 취급비로 비용을 충분히 충당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미 우정청은 이 보고서에서 소형 포장물이 늘어난 점도 비용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편지와 대형 서신보다 처리·배달 등에 비용이 더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도착국이 취급비로 처리·배달 비용을 충분히 충당하지 못한다며 도착국의 취급비 자율 신고를 허용하는 제도 개편을 요구했다. 미국 정부는 기존 UPU 산식에 따른 요율 대신 도착국 우편사업자가 청구 요율을 직접 정해 UPU에 신고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미국 정부는 2018년 10월 UPU에 1년 뒤 탈퇴하겠다고 통보했다. UPU가 2019년 9월 제네바에서 연 세 번째 임시총회에서 회원국들은 E형 우편물의 취급비를 개편하는 합의안을 채택했는데, E형은 부피가 큰 서신과 소형 포장물을 말한다. 미국 정부는 합의 뒤인 2019년 10월 탈퇴 통보를 철회해 UPU 회원국 자격을 유지했다.

이 합의로 도착국 우편사업자는 발송국 우편사업자에 청구할 E형 취급비를 자율 신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도착국 우편사업자가 청구하는 요율에는 2019년 합의에 따른 상한이 있었다. 회원국들은 도착국에서 크기와 형태 등이 동등한 우편물을 처리·배달하는 국내 서비스 요금을 기준으로 삼았다. 일반적으로 이 요금의 70%를 기준으로 상한을 계산했다. 회원국들은 자율 신고 요율이 상한을 넘는지 비교할 때 세계 평균 우편물 구성을 적용했다. 당시 E형 우편물 한 건의 평균 무게는 158g으로 설정했다. 회원국들은 이 무게의 우편물 한 건에 받을 정산액을 kg당 요율에 0.158kg을 곱한 뒤 건당 요율을 더해 계산했다. 이렇게 구한 금액을 상한 요율로 계산한 158g 우편물 한 건의 정산액과 비교했다. 실제로 들어온 우편물의 무게나 연간 총수입을 그대로 비교하지는 않았다. 회원국들은 국내 요금을 배달 비용의 근삿값을 구하는 기준으로 삼았으므로, 국내 요금에 적용한 이 비율을 실제 비용의 70%를 보상한다는 뜻으로 볼 수는 없다.

또 회원국들은 이 합의에서 일반 적용 대상의 2021~2025년 단계적 전환을 위해 요율의 연간 인상 한도를 정했다. 회원국들은 전년도 요율로 계산한 158g 우편물 한 건의 정산액을 비교 기준으로 삼아, 새 요율로 계산한 158g 우편물 한 건의 정산액이 전년도 정산액에 그해 인상 한도를 적용한 금액을 넘지 않도록 했다. 다만 2018년 해외에서 받은 통상우편이 7만5,000톤을 넘는 나라에는 예외를 허용했다. 이들 나라의 우편사업자는 2020년 7월 1일부터 자율 신고를 조기에 시행하면서 연간 인상 한도를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조기 시행 사업자의 상대 사업자는 조기 시행 사업자로부터 받는 E형 우편물에 자율 신고 요율을 적용하면서 연간 인상 한도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상대 사업자는 소속국의 2018년 해외 유입 통상우편량이 7만5,000톤을 넘지 않아도 이 방식을 상호 적용할 수 있었다. 다만 협약이 정한 일부 소량 우편 거래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상대 사업자는 조기 시행 사업자에게서 받는 우편물에만 이 방식을 적용할 수 있었다.

한편 회원국들은 2018년 해외에서 받은 통상우편 7만5,000톤 조건에 따라 조기 시행한 사업자에 대해 상한 계산 때 국내 요금에 곱하는 비율에도 별도 예외를 허용했다. 사업자는 감독 당국으로부터 처리·배달 비용을 전액 보상하려면 70%보다 높은 비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아야 했다. 근거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했다. 사업자는 이 조건을 충족하면 2021년부터 적용 비율을 연간 최대 1%포인트씩 높여 최대 80%까지 적용할 수 있었다. 상대 사업자는 자율 신고 요율과 연간 인상 한도 예외를 상호 적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요금에 곱하는 비율을 높일 수는 없었다. 회원국들은 이 개편으로 우편사업자 사이의 배달비 정산 방식을 변경했지만, 사업자 간 취급비 개편만으로 소비자가 내는 배송요금의 변화를 알 수는 없다.

베른 조약이 세운 단일 우편망은 유지됐지만 배달비 정산 방식은 달라졌다. 회원국들은 우편 물량의 불균형에 대응해 배달비 정산 제도를 도입한 뒤 정산액과 실제 비용의 차이를 줄이도록 요율을 조정했다. 미국과 상대국 사업자는 2019년 합의에 따른 E형 취급비 자율 신고를 2020년 7월 1일 먼저 시행했고, 2021년 1월 1일부터는 모든 회원국이 이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2026년 10월 현재에도 UPU 회원국은 협약에 따라 E형 취급비를 자율 신고할 수 있다. 회원국들은 2025년 두바이 총회에서 채택한 개정 규정을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상한 비교에 쓰는 우편물 한 건의 무게는 273g으로 변경했다. 회원국들은 협약이 정한 예외를 제외한 일반 적용 대상에 대해 새 요율로 계산한 273g 우편물 한 건의 정산액이 전년도 요율로 계산한 273g 우편물 한 건의 정산액보다 10% 넘게 늘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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