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HB솔루션, 본업 적자 속 해외 장비 356억 수주
상반기 순익 304억 원은 펀드 지분 평가이익이 뒷받침

코스닥 디스플레이 장비 회사 HB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익과 순손익에서 상반된 실적을 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49억 원에 영업손실 16억 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304억 원에 달했다. 장비 사업에서 적자를 내고도 반년 매출보다 큰 순이익을 올렸다.
순이익을 뒷받침한 금융수익 541억 원 가운데 403억 원은 사모펀드 지분의 공정가치 평가이익으로, 현금 유입을 수반하지 않는 손익이다. 장비 판매 실적이 부진한 동안 보유 투자자산의 평가액 변동이 손익에 크게 반영됐다.
회사는 2021년 7월 프레스토 제6호 사모투자조합에 130억 원을 출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반도체 장비 기업 HPSP에 간접 투자하고 있다.
HB솔루션의 장비 사업은 2001년 설립된 디스플레이 후공정 모듈 장비 기업 엘이티에서 시작됐다. 이 회사는 빛샘 방지 도포기와 패널 접합기 등 OLED 모듈 공정에 쓰이는 설비를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하며 성장했다. 빛샘 방지 도포기는 패널에 차광 재료를 발라 빛이 새지 않도록 하는 장비다.
회사는 2018년 에이치비테크놀러지 계열로 편입되고 2020년 6월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21년 7월 광학 측정·검사 장비 회사인 케이맥을 흡수합병하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합병 후에는 후공정 도포·접합 장비 외에 전공정에서 박막 두께와 광학 특성을 측정하는 장비도 공급하게 됐다. 회사가 패널을 조립하는 공정에서 소재와 막의 상태를 측정·검사하는 공정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2022년에는 미국 카티바와 협력해 컬러필터 공정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 사업을 추진한 뒤 그해 11월 공동 개발한 장비를 납품했다. 잉크젯 장비는 노즐로 용액을 분사해 디스플레이에 패턴을 형성한다.
2022년 HB솔루션은 매출 1,876억 원, 순이익 436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당시 실적 성장의 배경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 증가에 따른 빛샘 방지 도포장비 납품 확대와 환율 상승을 들었다. 베트남 공장에 납품하는 장비가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회사의 연간 매출은 2023년 962억 원으로 줄었다가 2024년 1,315억 원으로 늘었지만, 2025년에는 628억 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2025년 매출은 2022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회사는 2024년에는 순손실 208억 원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도포기 매출은 2024년 415억 원에서 2025년 8억 원으로 급감한 뒤 올해 상반기에는 23억 원을 기록했다. 잉크젯 장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없었다. 고객의 사양과 주문에 맞춰 장비를 설계·제작하는 이 회사는 과거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품목의 납품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합병으로 확보한 전공정 측정·검사 사업은 현재 회사의 주요 매출원이다. 이 사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1억 원으로 전체의 32.4%를 차지했다. 상품과 유지보수 등에서 올린 매출도 111억 원으로 전체의 44.5%를 차지했다. 회사는 신규 장비 판매 외에 이미 공급한 설비를 관리해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상반기 전체 영업손익은 적자였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지난 7월 해외 고객으로부터 장비 공급계약 2건을 확보했다. 7월 7일 중국 광저우 차이나스타와 247억 원, 7월 23일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법인과 109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은 회사가 최근 3년간 동종 계약을 이행한 기존 고객이다.
두 계약의 합계는 356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628억 원의 56.7%에 해당한다. 다만 계약 종료일은 차이나스타가 2027년 3월 4일,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이 2027년 7월 23일이다. 회사는 장비 판매와 설치 용역을 구분해 매출을 인식하므로 계약액 전체를 올해 하반기 매출로 볼 수는 없다.
HB솔루션은 도포장비의 대규모 납품으로 성장한 뒤 매출이 축소됐고, 측정·검사와 유지보수 등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7월 계약은 이 장비 사업에서 다시 확보한 일감이다. 투자 평가이익이 상반기 순이익을 뒷받침한 데 이어, 본업에서는 2027년까지 이어지는 계약을 납품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단계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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