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치과 소재로 5년 흑자 낸 석경에이티, 김제공장 세우고 배터리 소재 준비
장기 거래 기반으로 치과 소재 공급을 늘리며 고체전해질 고객사 평가 진행

2023년 6월 석경에이티 주가는 8만900원까지 올랐다. 2020년 12월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공모가인 1만원의 8배, 2022년 초 저점인 1만2950원의 여섯 배가 넘는 주가였다. 시가총액은 4400억원을 넘어섰다. 이차전지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던 당시 석경에이티가 차세대 전고체 전지용 고체전해질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는 소식에 매수세가 몰렸다.
그로부터 3년여가 흐른 2026년 10월 현재 석경에이티 주가는 2만7400원이다. 주가는 최고가보다 66%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495억원으로 감소했다.
석경에이티가 꾸준히 돈을 벌어온 사업은 배터리 소재에 앞서 치과용 소재다. 2000년 12월 설립된 이 회사는 2021~2025년 연결 기준으로 매년 순이익을 냈다. 치과 치료에 쓰이는 기능성 나노소재를 생산하며, 치과용 필러 소재가 회사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력 제품인 삼불화이터비움(YbF3)은 충치 치료에 쓰는 복합레진에 섞는 나노 분말이다. 이 분말은 치료 부위가 엑스레이 사진에 하얗게 나타나도록 해 부위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회사가 함께 생산하는 글래스 필러는 복합레진의 강도를 높인다.
석경에이티는 치과용 소재를 주로 해외에 판매한다. 2025년 연결 기준 삼불화이터비움 제품 매출 61억원 가운데 98%가 넘는 59억원이 수출에서 나왔다. 이 제품의 매출은 국내 판매보다 해외 고객의 주문에 좌우된다. 회사 전체로 보면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 기준으로 유럽 치과 소재 기업 이보클라 비바덴트와 전자부품 기업 삼성전기가 각각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였다.
회사는 이런 거래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치과용 소재의 안정적인 수요와 공급선 변경에 필요한 검증을 꼽는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고객사는 기존 원료 공급선을 바꾸려면 장기간 검증을 거쳐야 한다. 석경에이티는 삼불화이터비움을 오랫동안 공급하면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 고객의 주문과 납기에 대응할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한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거래를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회사 전체 연결 매출은 2021년 91억원에서 2022년 123억원, 2024년 138억원을 거쳐 2025년 175억원으로 늘었다. 2025년 매출은 2021년의 두 배에 가깝다. 2021~2025년 연간 순이익은 31억~43억원이었고, 2025년에는 3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석경에이티는 2025년 2분기 연결 영업이익 약 14억2000만원을 내고도 당기순이익이 8891만원에 그쳐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영암 제2공장 화재에 따른 자산 손실과 복구비용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회사가 2025년 상반기에 기타비용으로 반영한 화재 관련 손실은 10억3635만원이었다. 회사는 그해 연간 실적에 화재 보상에 따른 보험금수익 5억2220만원도 반영했다.
석경에이티는 2026년 상반기에 연결 매출 97억원과 영업이익 2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6.2%로 회사는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석경에이티는 기존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동안 생산시설에도 투자했다. 주가가 고점 부근에 있던 2023년 7월 석경에이티는 전북 김제자유무역지역에 제3공장을 짓기로 했다. 회사는 2025년 4월 3만1078㎡ 부지에 들어선 공장의 준공식을 열었고 그해 5월 시설투자 완료에 따른 정정공시에서 투자금액을 약 124억원으로 확정했다. 이 투자금액은 최초 공시 당시 비교 기준인 2022년 말 연결 자기자본 297억원의 41.7%에 해당한다.
준공 당시 제시된 김제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1200톤, 제품 금액으로 약 500억원 규모였다. 전기차 배터리 등의 열을 관리하는 방열소재(TIM), 치과용 구형 글래스, 고체전해질 등을 합친 공장 전체 규모다. 기존 치과 소재의 생산 확대와 새 소재의 생산시설 마련이 함께 포함됐다. 회사는 2025년 7월 김제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2026년 반기보고서에서는 아직 시생산 단계라고 설명했다.
고체전해질은 고객사가 샘플을 평가하는 단계에 있다. 지난 7월 석경에이티는 리튬클로로보라사이트 기반 고체전해질의 이온전도도를 10의 -4승(S/cm) 수준까지 높이고 고객 평가용 샘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소재가 기존 황화물계 고체전해질보다 대기 중 취급이 쉽고, 수분에 노출됐을 때 황화수소 발생 우려가 낮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확보한 샘플이 다양한 사용 환경에서도 같은 성능을 내는지, 다른 전지 소재와 맞닿는 계면이 안정적인지 추가로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여러 양극재와 조합했을 때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평가해 고객에게 제시할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다. 회사는 반기보고서에서 고객 평가 결과와 시장 상황을 반영해 양산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과용 소재에서도 회사는 글래스 제품군을 넓혀 글로벌 고객사의 제품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제공장에 마련한 구형 글래스 생산시설은 기존 치과용 소재 사업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다. 석경에이티는 장기 거래를 이어온 치과 소재 고객에게 공급할 제품을 늘리면서 배터리 소재를 공급할 새 거래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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