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동원개발, 상반기 흑자에도 영업현금은 순유출, 관계사 대여금은 증가

자체분양 비중이 3% 아래로 줄어든 사이 특수관계자 대여금은 3090억원으로 늘었다

박정우 작가

동원개발3분

동원개발은 올해 상반기에 순이익 120억원을 냈지만 영업활동에서는 현금 226억원이 순유출됐다. 6월 말 연결 자본총계가 1조590억원인 건설사에서도 흑자와 현금 사정은 다르게 움직였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는 사업과, 그 사업에 투입한 자금이 돌아오는 관계를 함께 봐야 한다.

1975년 창업한 동원개발은 부산·경남에서 주택을 공급하며 성장했다. 2000년대에는 용인 죽전, 2010년대에는 하남 미사와 동탄 등 수도권에서도 주택사업을 진행했다. "동원로얄듀크"에 이어 초고층 주거공간 브랜드 "비스타동원"을 선보였고, 2026년 반기보고서 기준 누적 공급 실적은 전국 8만6,000여 가구에 달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전국 37위다.

현재 동원개발의 주택사업에는 직접 분양하는 사업과 시행사나 조합이 발주한 아파트를 짓는 도급사업이 공존한다. 평택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은 관계 시행사 월드컵이 발주하고 동원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울산 무거 비스타동원의 발주자는 세명종합개발이며 부산에서는 광안지역주택조합과 대연맨션 재건축조합 등의 공사를 맡고 있다. 동원개발 브랜드를 단 아파트 가운데도 다른 사업 주체의 주문을 받아 짓는 주택이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매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연결 매출은 2023년 7,366억원에서 2025년 3,873억원으로 2년 동안 47%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1,443억원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보다 26.5%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자체분양 매출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2023년 전체 매출의 38.1%, 2024년 30.9%였던 자체분양 비중은 2025년 0.26%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직접 분양해 얻은 분양수익이 4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늘면서 비중도 2.9%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매출 대부분은 도급공사에서 나왔다. 상반기 도급공사로 올린 공사수익은 1,394억원으로 전체의 96.6%에 달했다.

도급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도 토지에 투자한 자금은 상당하다. 6월 말 연결 유동자산 1조3,923억원 가운데 재고자산은 6,462억원이며, 그중 약 91%인 5,879억원이 용지다. 용지 일부를 담보로 받은 토지구입대출도 1,200억원 남아 있다. 자체분양 매출이 작아진 현재에도 토지를 보유하고 그 취득에 사용한 차입금을 관리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관계 시행사와의 거래는 공사를 수주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택 브레인시티 공사를 발주한 월드컵에서 동원개발이 올린 상반기 공사수익은 311억원에 이른다. 동시에 동원개발은 월드컵에 자금을 빌려줬으며 6월 말 대여금 잔액은 608억원이었다. 한 사업 상대방과 공사대금을 받는 관계와 대여금을 회수하는 관계가 겹쳐 있다.

동원개발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4,000 6,000 8,000 2020 2022 2024 2026 4,050 2,000
월봉 종가. 붉은 점이 최근 가격이다.

월드컵을 포함한 특수관계자 전체 장단기 대여금은 지난해 말 2,37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090억원으로 늘어났다. 상반기에 새로 빌려준 금액이 회수한 금액을 크게 웃돌았다. 이 대여금에서 발생한 특수관계자 이자수익은 약 62억원으로 이익에 보탬이 됐다. 다른 이자수익과 배당금수익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수익은 82억원으로 영업이익 74억원보다 컸다. 관계사에 공급한 자금은 이자를 벌어다 주지만 원금 회수는 별도로 남는 구조다.

공사를 완성해야 하는 약정도 있다. 6월 말 기준 책임준공 약정 대상 사업의 대출잔액은 6,918억원이다. 관계 시행사의 사업뿐 아니라 재개발·재건축조합 사업도 포함한 규모다. 동원개발이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면 약정에 따라 조건부 채무인수나 손해배상 의무를 지게 된다. 월드컵의 평택 사업도 대상에 들어 있으며 이 사업의 조건은 책임준공 미이행 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것이다. 도급공사를 맡는 일에는 공사수익과 더불어 이러한 의무가 따른다.

흑자가 현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사정은 상반기 현금흐름에서도 드러난다. 공사대금 등을 받을 매출채권이 늘고 매입채무는 줄면서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순유출됐다. 대여금 등에 대한 자금 투입은 별도로 투자활동의 현금 유출에 반영됐다. 그 결과 연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71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68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37.1%, 공시상 순부채비율은 11.6%다. 다만 단기차입금 759억원과 장기차입금 중 유동성 대체분 1,477억원이 있어 상환에 필요한 자금도 확보해야 한다. 경영진은 영업현금흐름과 금융자산의 현금 유입으로 금융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큰 자본과 흑자가 실질적인 자금 여유로 이어질지는 공사대금 수취와 대여금 회수, 토지에 투입한 자금의 회수가 차입금 상환 일정과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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